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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을 구하느냐 -마가복음8장12절(막8:12) [예수어록109] 표적을 구하느냐 -마가복음8장12절(막8:12) 예수께서 마음속으로 깊이 탄식하시며 이르시되 “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적을 구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세대에 표적을 주지 아니하리라.” 하시고 (막8:12) 예!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이 시끼들은 그동안 표적을 그렇게 많이 봐 놓고 뭔 표적을 또 보여달래? 똥개 훈련을 시키는 것도 아니고... 싫어.” 라고 하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하나님의 인정을 받은 표가 될만한 표적을 보여달라고 하며 시비를 걸어왔다. 바리새인들은 자기 집에 불이 난 것도 모르고 남의 집 마당에 와서 풀을 뽑아주겠다고 설치고 다니는 불쌍한 자들이다. 불쌍한 자들은 어떻게든 도와야 하지만 도움받기를 싫어하거.. 2024. 1. 22.
전통 마가복음7장9절(막7:9) [예수어록88] 전통 마가복음7장9절(막7:9) 또 이르시되 너희가 너희 전통을 지키려고 하나님의 계명을 잘 저버리는도다 (막7:9) 예!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계속 말씀했습니다. “당신들은 전통을 지킨다며 교묘하게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고 있소” 변호사가 주인공인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어떤 상황이나 사건이라도 자신이 맡은 의뢰인을 무조건 재판에서 이기게 하는 변호사를 유능하고 실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돈 있으면 이기게 해주는 변호사를 선택하고 돈 없으면 명백하게 잘못하지 않았어도 죄인이 된다. 그런데 현란한 말주변과 지식으로 무죄 판결을 받게 했다고 해서 ‘죄’가 아닌 것은 아니다. 재판관은 ‘무죄’라고 판결해도 하나님과 사람의 양심으로는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억울하여 ‘한(恨).. 2024. 1. 1.
잠잠하라 -마가복음4장39절(막4:39) [예수어록65] 잠잠하라 -마가복음4장39절(막4:39) 예수께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 (막4:39) 예!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일어나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를 향하여 “고요하고 잠잠하여라!”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바다가 조용해졌습니다. 배 안에서 풍랑 때문에 제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고 예수님은 쿨쿨 주무시고 계신다. 뭐가 다른가? 육적으로 깨어있던 제자들은 영적으로는 잠들어 있었고 육적으로 잠든 예수님은 영적으로는 깨어있었다. 그 차이이다. 세상에서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영이 잠들어 있으면 바보다. 영이 깨어있으면 두려움의 실체가 무엇인지 보이고, 영이 잠들어 있으면 아무것도 아닌 허깨비에게 놀라 두려워한다. .. 2023. 12. 9.
먼저 할일 -마가복음3장27절(막3:27) [예수어록29] 먼저 할일 -마가복음3장27절(막3:27) 사람이 먼저 강한 자를 결박하지 않고는 그 강한 자의 집에 들어가 세간을 강탈하지 못하리니 결박한 후에야 그 집을 강탈하리라 (막3:27) 예! 그렇습니다. 만약에 누가 힘쎈 사람 집에 들어가 세간을 턴다면 먼저 그 힘쎈 사람을 묶어 놓은 다음에 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악한 영을 결박하는 ‘대적기도’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다. 악한 영에게 당하지 말고 그 악한 놈을 결박시키고 그동안 그놈이 훔쳐간 모든 것을 탈탈 털어와야 한다. 악한 영은 ‘소리’를 무서워 한다. 그래서 ‘부르짖는 기도’는 악의 진을 허무는 기도이다. 보통 영이 약한 사람들은 부르짖는 기도를 싫어한다. 조용히 기도하고, 얌전히 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악한.. 2023. 11. 3.
충성된 종 -마태복음25장23절(마25:23) [예수어록581] 충성된 종 -마태복음25장23절(마25:23) 그 주인이 이르되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 (마25:23) 예! 그렇습니다. 주인은 종에게 “수고했고 일을 잘했다. 착하고 신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했으니 이제 내가 더 큰 일을 맡기겠다. 나와 함께 기쁨을 누리자.”고 말했습니다. 굼뱅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주인에게 한 가지도 받지 않고 이 세상에 온 사람은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받은 달란트가 무엇인지를 얼른 깨닫고 그것을 잘 계발하여서 그것에 전문가가 되어 이 세상에 유익을 끼치는 것이 착하고 충성된 종이 되는 길이다. 왕족들만 묻히는 웨스트민스트 사원에 ‘종지기.. 2023. 8. 4.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오두막 일기112-4.22】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대청호를 따라돌다보면 방아실이라는 곳이 있고 그곳에서 모퉁이를 두 바퀴 돌아가면 ‘수생식물학습원’이라는 곳이 숨겨져 있다. 내적치유로 잘 알려진 주서택 목사님이 조성한 곳이다. 푸른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숲속 언덕 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생각지 않게 이색적인 작은 건물을 하나 만나게 되는데, 4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5㎡, 이 건물은 말 그대로 ‘세상에서가장작은교회당’이다. 교회는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었다. 세상에서가장작은교회를 만들고 싶어 알려진 다른 작은교회들을 찾아가 보고 있는데, 국적 불명(?)의 건물 모양은 맘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참고할만한 것은 몇 가지 있었다. 토요일 오후에 아내와 함께 다녀왔는데 어찌나 바람이 많이 불던지 .. 2023. 4. 25.
기대어 【여유일기263-9.20】 기대어 ▲제577회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산행은 비학산260번째 올랐다. 고추골 길을 통해 올라가는데 ktx가 지나가는지 땅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비학산 땅속으로 터널이 뚫려 기차가 다니는데 이렇게 미세하나마 오랫동안 땅이 흔들리면 땅 위에 있는 건물이나 나무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산을 오르는데 상수리나무 아래에 마치 엄마품에 안겨 자라는 것 같은 잎사귀가 눈에 들어와 사진을 찍었다. 무슨 나무인지는 모르겠으나 상수리나무는 아니다. 저 자리에서 얼마나 더 자랄 수 있을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다람쥐가 씨를 물어와 저기에 묻었을 수도 있고 바람에 날려온 씨가 자리를 잡았을 수도 있다. 마치 상수리나무가 “비바람을 다 막아줄께 나에게.. 2022. 10. 13.
나의 아침시간 【여유일기262-9.19】 나의 아침시간 오늘은 30분 정도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아침 시간이 바쁘지 않은 사람은 없...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의 핸드폰은 4:50분에 ‘하나님의 나팔소리 천지진동 할때에....’찬송이 쿵쾅쿵쾅 천지를 진동하며 울려 퍼진다. 보통은 그 전에 일어나 알람을 미리 끄는 경우가 많다. 오줌 누고, 세수하고 면도하고, 뜨거운 물 한컵 마시고, 혈압 재면 5시10분이 된다. 컴퓨터를 켜고 정성은 사모님의 피아노 연주 45분짜리를 켜는 순간 말씀묵상이 시작된다. 찬송 연주가 다 끝나기 전에 묵상도 끝나야 한다. 말씀 한 절의 본분을 성경 15권에서 찾아 쓰고 묵상하여 원고지 2장 분량으로 정리한 다음 게시판에 올리고, 말씀을 나누는 분들에게 카톡으로.. 2022. 10. 13.
어떻게 해 줄 수가 없다 【여유일기261-9.18】 어떻게 해 줄 수가 없다 비학산을 화암사 방향으로 올라가는데 화암사 근처 숲속에서 늙은 치즈 고양이 한 마리가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파리들이 달라붙어 있는 것이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딱히 다치거나 약을 먹은 것 같지는 않다. 힘겹게 고개를 들고 지나가는 나를 쳐다보는데, 내가 고양이를 위해 해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잘 가시게.” 마지막 인사를 해주고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다. 교회 가는데 동네 주차장에 세워놓은 우리 차 뒤쪽으로 베롱꽃이 많이 떨어져 있다. 어젯밤 바람이 불어서 떨어진 것 같다. 이 또한 꽃의 마지막 순간 아닌가. 떨어지는 꽃을 위해 내가 해 줄 것이 딱히 없다. 이렇게 사진이라도 찍어 주는 것이 꽃을 위한 나의 최선의 배.. 2022. 10. 9.
돈이나 송금하고 【여유일기260-9.17】 돈이나 송금하고 요즘에는 하루에도 몇 통씩 나에게 돈을 준다는 문자가 온다. 아니 은행들이 왜 이렇게 나에게 돈을 못 줘서 안달인 거지? 하나은행 이*택 님은 저번에도 200만원을 송금했다더니 또 했다네. 도대체 얼마나 돈이 많은 사람인 거여? 혹시나 하고 연결을 해 보면 어김없이 대출 어쩌고 저쩌고... “200만원 언제 보내셨어요? 안 들어왔던데...” 상대방은 자기가 할 만만 하고 나는 왜 200만원 안보냈느냐고 200만원 이야기만 계속했더니 저쪽에서 먼저 전화를 끊었다.^^ 진짜로 200만원 송금이나 하고 문자를 보내세요. 국회의원님들 이 사기꾼 뻥쟁이 보이스피싱! 이런 문자 보내는 사람들 추적해서 싹 잡아가는 법 같은 것좀 만들어 주세요! 이름을 도용당한 은행들은 왜 .. 2022. 10. 9.
치과 발치 【여유일기259-9.16】 치과 발치 갑자기 며칠 전부터 왼쪽 아래 어금니가 엄청 아렸다. 머리가 웅~ 하고 울릴 정도로 묵직한 통증은 하루 24시간 끊임없이 이어졌다. 밥을 먹을 때도 씹지 못하고 그냥 후루룩 삼켰다. 도저히 참지 못하고 동네에 있는 강남치과에 갔다.(이름만 강남이다.^^) 우리 동네는 시골 면소재지임에도 ‘치과’가 세 곳이나 있었는데 한 곳은 문을 닫았다. 다른 곳이 아프면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지만 이가 아픈 것은 천하의 장비라도 못 참는다는 말이 있다. 썩은 어금니 뿌리가 남아 있어서 치통이 있었던 것이다. 발치를 하고 임플란트 상담을 받고 왔다. 최대한 빨리 박아서 받쳐줘야 반대편 치아가 흘러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얘기했더니 “나도 하나 해야돼요.” 도대체 치.. 2022. 10. 9.
정리 끝 【여유일기258-9.15】 정리 끝 반찬을 바리바리 싸 들고 서울로 올라간 아이들이 이제 겨우 정리가 끝났다며 카톡에 사진을 올렸다. 엄마가 만들어 준 반찬과 외할머니가 만들어 준 반찬을 양손에 주렁주렁 들고 올라갔었다. 아가씨들은 원래 손에 뭘 안 들고 다니려고 하는데 독립하여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며 밥을 해 먹고 살다 보면 반찬 한 가지가 얼마나 귀한지를 알게 된다. 하루 세끼 밥 먹는 시간은 왜 그렇게 빨리 돌아오는지 금방 먹고 치우면 또 금방 밥때가 돌아온다. 좋은이가 하루 종일 밥만 해 먹다가 시간이 다 가는 것 같다고 한다. 아직 살림에 요령이 없어서 그렇다. 살림 경력 30년의 아내를 보면 식사 준비는 그냥 몇 분만에 뚝딱이다. 운전만 초보가 있는 게 아니야. 아직 살림 ‘초보’라서 그래. .. 2022. 10. 5.
갑자기 주차장이 없어져버렸다 【여유일기257-9.14】 갑자기 주차장이 없어져버렸다 누가 문을 두드려서 나가보니 집주인인 웅이 아빠이다. 그동안 집앞에 있는 밭 한쪽을 주차장으로 사용했는데 앞으로 거기에 차를 못 댄다고 한다. 밭은 밭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는데 주차장으로 사용했으니 규정 위반이라며 벌금이 나왔다고 한다. 주차장으로 사용하려면 일정 공간을 용도변경 해야 하는데 그럴 마음이 없으니 차는 알아서 대라고 한다. 집 주변에는 차를 주차할 공간이 없다. 700m 떨어진 동네 공용 공간에 주차하고 걸어다녀야 한다. 주차를 못 하도록 줄을 쳐 놓고 진안에서 사는 웅이 아빠는 진안으로 내려가 버렸다. 자기 땅에 자기 차를 주차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이 이해가 안 된다. 거의 17년 동안 주차했는데, 그럼 그동안에는 왜 한 번도.. 2022. 10. 3.
꾸메문고 【여유일기256-9.13】 꾸메문고 운동을 하다 보니 대평동 연합의원 길 건너편에 ‘꾸메문고’라는 서점 간판이 눈에 보였다. 프랜차이즈 커피점이 있던 자리인데 언제 서점이 들어왔을까? 반가운 마음에 길을 건너갔다. 아직 정식 오픈은 하지 않았지만 문은 열려 있었다. ‘꾸메’는 ‘꿈에(꾸메)서 만나자!’라는 뜻이었다. 디자인 문구와 캐릭터 상품 판매, 글쓰기 모임과 저자 강연, 워크숍, 페인트룸 공간대여, 독립출판물 판매, 커피 숖, 참고서 판매 등등... 카페였을 때 시설 그대로 1,2층을 다 사용하는데 공간 배치가 엄청 정신없었다. 책만 팔아서는 수지타산이 안 맞으니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이름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때려 넣은 느낌이다. 어쨌든 세종시 전체를 통털어도 서점이 열개가 채 안 되는데 가끔.. 2022. 10. 1.
애착 인형 【여유일기251-9.8】 애착 인형 “이제 이 인형들 버려도 되지?” 아내가 아이들의 애착인형 꾸러미를 풀어보더니 곰팡이 냄새가 난다며 버리겠다고 한다. “좋은이랑 밝은이한테 물어보고 버려요.” 아이들에게 버리겠다고 카톡을 보내니 펄쩍 뛴다. 마지막 인사라도 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추석 때 내려와서 아이들이 손수 버리도록 구석에 밀어놓았다. 애착 인형은 아동기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서 사용되는데 좋은이는 이모가 준 점박이 인형을 거의 10년 넘게 옆구리에 끼고 다녔고, 밝은이는 서해안의 어느 목사님께 받은 ‘밍스’라고 스스로 이름 붙인 인형이 납작해질 때까지 베고 잤다. 짐 정리를 하면서 마지막까지 버리지 못하고 남겨놓은 것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단호하게 안녕을~! ⓒ최용우 2022. 10. 1.
추석 준비 【여유일기250-9.7】 추석 준비 지난주부터 아내가 열심히 ‘추석준비’를 하는 중이다. 추석에 올 가족들이 덮을 이불을 꺼내어 하루에 한 두개씩 계속 빨아서 뽀송이를 만들어 개 놓고 있다. 비가 와서 밖에 널어 말리지는 못하니 집안 곳곳에 널어놓고 가습기를 작동시킨다. 지금은 옛날처럼 전국 팔도에 있는 온 가족이 한데 모여 ‘가족 공동체’를 확인하고 결속을 다지는 그런 시대는 아니다. 명절 음식도 인터넷에서 클릭 몇 번만 하면 집으로 배달해 주는 시대이기에 명절 개념도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다. 추석이나 설 명절은 흩어졌던 가족들이 서로 얼굴을 보는 귀한 기회이다. 그렇지 않아도 서로 떨어져 살기 때문에 만날 일이 거의 없는데 이렇게라도 만나지 않으면 아마 얼굴을 잊어버리고 각자도생(各自圖生)하며 살지.. 2022. 9. 29.
태풍 힌남노 【여유일기249-9.6】 태풍 힌남노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강력한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는 중이다. 태풍의 세기는 바람의 세기(풍속)을 가지고 측정하는데, 지금까지 1위를 기록한 태풍 ‘매미’(2003년)는 최대풍속 51.1m/s를 기록했고 거센 강풍을 몰고와 ‘바람 태풍’이라고 했었다. ‘매미’ 때문에 넘어진 나무들이 지금도 산에 가면 만날 수 있을 정도이다. 워낙 피해를 많이 준 태풍이라 그 이름이 ‘태풍 명단’에서 개명되어 ‘무지개’로 바뀌었을 정도이다. 그런데 ‘힌남노’는 ‘매미’보다 더 큰 비구름 덩어리라니 더 큰 피해를 당하지나 않을까 전국이 초비상 상태이다. 다행히 북쪽에서 찬바람 덩어리가 내려오는 중이라 비만 많이 오고 태풍의 세력은 급속히 약화되어 한반도에 도착할 때쯤이.. 2022. 9. 29.
보내는 쪽이 크다 봉곡교회 【여유일기248-9.5】 보내는 쪽이 크다 작은 개척교회 아무개 목사님이 작년에 초짜 두 명 전도해서 열심히 가르쳐 놨더니 1년만에 옆에 있는 ‘큰 교회’로 가겠다고 해서 “가셔서도 열심히 신앙생활 잘하시라.”고 기도해 주고 눈물을 머금고 금쪽같은 교인 두 명을 파송해 주셨다고 한다. 도시의 ‘큰 교회’들은 건물만 잘 지어 놓으면 교인들이 저절로 온다고 좋아한다. 그게 바로 작은 개척교회나 시골 교회에서 잘 가르쳐 파송해 주는 것도 모르고 자기 잘나서 그런 줄 안다. ‘큰 교회’는 작은 교회에 한 달에 5만원이나 10만원씩 보조를 하면서 무슨 큰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생각한다. 큰 교회의 ‘어머니’는 작은 교회인 것도 모른다. 작은 교회가 없으면 큰 교회도 없는 것이다. 큰 교회들이 이 사실을 .. 2022. 9. 25.
호박 【여유일기247-9.4】 호박 “아따.. 연한 것이 쭉쭉 썰어 지져먹으면 맛나겠다.” 주차장 주변에 올린 호박 넝쿨에 올해는 유난히도 호박들이 많이 달렸다. 주차장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호박 넝쿨들을 들어서 다시 밭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준다. 가끔 웅이 할머니가 애호박을 따서 바구니에 담아 우리집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여놓아 주시곤 하신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떤 과일이나 채소도 이렇게 부르지는 않는데 호박은 어릴 때는 ‘애호박’이라 하고 늙으면 ‘늙은호박’이라고 하는 게 재미있다. 호박 농사처럼 쉬운 것이 없다. 옛 어른들은 빈 터만 있으면 구덩이를 파고 똥을 몇 바가지 부은 다음 얼마 정도 묵혔다가 호박씨 몇 개 꽂는다. 그러면 알아서 넝쿨이 쭉쭉 뻗어나가며 예쁜(?)꽃이 피고 동그란 열매가.. 2022. 9. 24.
이웃 【여유일기246-9.3】 이웃 우리 집은 학산빌라 에이동과 거의 딱 붙어 있어서 발라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그대로 전달된다. 누구네 집에서 코를 고는 소리까지 다 들려온다. 애초부터 방음을 기대할 수 없는 집 구조이다. 바로 맞은 편 1충엔 연세 드신 노부부가 산다. 할아버지가 약간 귀가 어둡기 때문에 할머니는 습관적으로 목소리를 높인다. “이봐유. 영감! 예?... 밥 잡숴. 영감! 영가아아아아아암!”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대답이 없자 할머니의 목소리가 더 높아진다. “영감! 영감! 대답 좀 해봐유유~ 디졌어?” 한 참 후에 “아직 안 죽었써어~~!” 하면서 할아버지가 화를 내며 일어난다, 언젠가 아내가 내 방에서 “뿌웅”하고 방귀를 뀌었는데, 저쪽에서 “누가 빵구를 뿡.. 2022. 9. 24.
참기름 들기름 【여유일기245-9.2】 참기름 들기름 양사례 이모님이 아우와 나에게 참기름 들기름 한 병씩을 사이좋게 나누어 주셨다. “요놈이 참기룸이여잉~” 하면서 참기름병 모가지에 고무밴드를 감아 표시를 해 주신다. “아이고매~ 이렇게 귀한 것을... 우리 엄니도 해마다 참기름 세 병씩 짜서 목사님 한병, 용남이 한병, 나 한병 주시등만...” 어느 해인가 부흥 강사님 왈 “어떤 인색한 사람이 천국에 갔는데 천국 창고를 보니 참기름 한병 적선한 것만 달랑 있었다고 합니다. 어쩌고 저쩌고....” 다른 말은 다 잊어버리고 ‘참기름’ 이야기만 남았는지 어머니는 해마다 동네에서 진짜 참깨를 사 “개시키들이 안 보고 있으면 깨를 바꿔치기 해분당께” 하며 기름집 기계 앞에 지키고 앉아 참기름이 쫄쫄 나오는 것을 보며 ‘진짜.. 2022. 9. 22.
망태버섯 【여유일기244-9.1】 망태버섯 ▲제574회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산행은 비학산-일출봉에 올랐다. 비가 온 뒤라서 버섯이 많이 올라와 있었는데 피어있는 시간이 2시간으로 짧아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망태버섯’ 사진을 찍었다. 고은 시인은 이라고 했다. 나는 라고 시를 쓴다. 표절이 아니고 페러디(parody)다. 망태버섯은 ‘버섯의 여왕’이라고도 하는 화려한 버섯으로 신부의 드레스같다 하여 ‘드레스버섯’이라고도 한다. 망태를 2시간 정도 펼쳤다가 접기 때문에 ‘하루살이 버섯’이라고도 한다. 구멍이 숭숭 뚫린 야시시한 드레스가 색깔도 곱다.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아미노산, 미네랄 및 섬유질이 함유돼 있어 혈압강하, 혈중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기특한 식용버섯이다. ⓒ최용우 2022. 9. 18.
엄마 【여유일기243-8.31】 엄마 부모님 벌초를 하러 간 김에 근처에 살고 계신 이모님을 만나 식사대접을 해 드렸다. 외할아버지가 딸을 여섯을 낳았는데 이름이 양숙례, 양순례, 양삼례, 양사례, 양금안, 양막끝 이다. 나의 어머니는 두 번째 양순례이고 오늘 식사대접을 해 드린 이모님은 4번째 양사례 이시다. 이름 이야기가 나와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하도 딸만 계속 낳으니 이제 ‘그만’ 낳는다고 이름을 ‘그만’이라고 지었는데 호적에는 한문으로 ‘금안’이라 올렸고 또 딸을 낳자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끝’이라고 ‘막끝’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엄마의 동생, 우리 엄마를 가장 많이 닮아서 마치 엄마가 살아계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보고 싶으면 이모님을 뵈러 오면 되겠다. 장성제일교회를 오랫동안 다.. 2022. 9. 18.
맷돼지 【여유일기242-8.30】 맷돼지 오늘은 아우와 함께 부모님 벌초를 하기로 한 날, 열심히 차를 몰고 빗사이로 막 가는데 정읍에서 고개 넘어 장성군에 들어서니 신기하게도 비가 딱 그치고 땅이 바짝 말라 있었다. 이미 먼저 벌초하고 간 김봉진 목사로부터 부모님 봉분이 맷돼지의 공격을 받아 초토화가 되었다는 전화를 받았기에 삽을 준비해서 갔다. 삽으로 흙을 긁어모아 봉분을 만들었다. 주변에 다른 봉분들도 다 무너져 있었다. 맷돼지가 땅속에 있는 풀뿌리를 캐 먹기 위해 주둥이를 땅속에 쳐박고 마치 쟁기처럼 밀고 다니며 농작물을 절딴내는 동영상을 봤다. 그래도 맷돼지를 잡으면 안 된다고 한다.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데도 맷돼지를 잡으면 불법이라니... 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맷돼지들이 맷돼지를 위한 맷돼지법을 .. 2022. 9. 12.
왕성한 풀들 【여유일기241-8.29】 왕성한 풀들 올 여름엔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린다. 장마철에는 비가 안 오더니 뒤늦게 ‘여름 장마’가 되었다. 서울에는 무려 110년 만에 시간당 강수량 최고치를 갱신했다고 한다. 먹구름이 몰려가면서 비를 내리는 모습을 보니 양동이로 물을 그냥 들이붓는 것 같았다. 아마도 이것이 ‘환경 재앙’의 시작이지 싶다. 비가 많이 오면 햇빛을 많이 봐야 하는 곡식은 열매를 맺는데 지장이 있고, 배추나 무 싹은 녹아버리는데, ‘풀’들은 그야말로 거침없이 왕성하게 자란다. 우리 집 마당도 무성한 풀로 뒤덮여 정글이 되었다. 풀은 뽑아도 뽑아도 계속 올라온다. 이는 종교도 마찬가지다. 종교가 제 역할을 못 하니 온갖 잡초같은 이단들이 설쳐대고, 독초와 엉겅퀴 같은 사이비들이 제 세상을 만.. 2022. 9. 12.
안경 사연 【여유일기240-8.28】 안경 사연 거의 50 몇 년을 넘게 사용한 눈이 노후화 되어 이제 돋보기를 안 쓰면 글씨가 너무 뿌옇게 보인다. 가만히 보니 무의식적으로 내 손에는 항상 ‘돋보기’가 들려 있는 것이었다. 무엇인가 글씨를 읽을 일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돋보기부터 찾는다. 오래전에 안경을 하나 맞추었는데, 엄청나게 센스가 없는 메니저가 내 귀에 반쯤밖에 안 걸쳐지는 안경테를 골라 주는 바람에 마치 사이즈가 작은 신발을 신은 것처럼 안경을 쓰면 너무 귀가 아팠다. 어쩜 전문가가 귀 뒤쪽까지 다리가 넘어가는지 안 넘어가는지 체크도 안 하고 “어메~ 잘 어울리는 거”라고 하고 할 수 있는지. 평생에 처음 안경을 쓰는 나는 안경다리가 짧으면 귀가 아프다는 것을 알 리가 없어서, 안경 생겼다고 좋아만 했으.. 2022. 9. 9.
잘되는 집 너구리의 피난처 마루에 쌓아놓은 호박 【여유일기239-8.27】 잘되는 집 아내와 함께 금산에 있는 ‘너구리의 피난처’에 가서 수제비를 먹고 왔다. 전에도 갔었는데 다시 갔으니 ‘재방문’이다. 식당 문을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위치도 한적한 시골 마을의 도로 아래에 꽁꽁 숨겨져 있어서 절대로 지나가다 우연히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며, 더욱 길가에 간판도 없고 ‘오시는 길’ 안내 표시도 전혀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많은 것은 한 번 온 사람은 또 오는 ‘재방문율’이 높은 것이다. 백종원 쉐프가 ‘골목식당’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식당이 성공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재방문율’이라 했다. 100명이 오는 식당보다 10명이 다시 오는 식당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 아닐까.. 2022. 9. 9.
부지런 【여유일기238-8.26】 부지런 성경에 보면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잠6:6) 그래서 큰딸이 어릴 때 마당에 있던 개미 굴을 막대기로 파 보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렸다. 그리고 땅 속 개미 나라를 근사하게 그려 유치원에서 무슨 상까지 받아왔었다. 그런데 나는 어릴 적에 찔레를 꺾으면서 얼떨결에 개미집 위에 털썩 앉았다가 엄청난 불개미의 습격을 받은 경험 때문에 개미에 대한 기억이 별로 좋지는 않다. 알고 보면 개미가 그렇게 부지런한 곤충은 아니라고 한다.(음... 성경을 자세히 보니 지혜를 배우라고 했지 ‘부지런함’이라고는 안 했네요.) 나는 “게으른 자여 거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부지런함을 배우라,”라고 하고 싶다. 진짜 거미처럼 부지런한 곤충이 .. 2022. 9. 6.
전도 당했다 【여유일기237-8.25】전도 당했다 거의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코스로 매일 운동을 하다보니 나처럼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코스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주로 용수천변 ‘바람의 언덕’ 공원 코스를 도는 분이 계시다. 지난 봄부터 가끔 만난 것 같은데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다. 어느 날 눈인사를 하고 어느 날은 놀이기구를 돌리면서 말을 트고...안 보이는 날은 궁금하고... 그런데 그분이 어디에 사는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른다. 굳이 상대방 호구조사를 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런데 오늘은 운동시설에서 허리 운동을 하며 “언제 우리 술 한잔 합시다.” 나는 대충 얼버무렸지만, 지금 나 술 전도 당한 것이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주(主)전도를 해야 하는 나는 전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나지 않.. 2022. 9. 6.
사무실 간판 【여유일기236-8.24】 사무실 간판 누군가와 사무적인 전화 통화를 하는데 “사무실 위치가 어디세요?” 하고 물었다. “사... 사무실요?” 나에게는 그냥 내 책방이 사무실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 번도 사무실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있을법한 평범한 질문에 당황...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하는 일은 많은데 딱히 에서 한다는 생각은 못해봤다. 그래서 나도 내가 일하는 사무실을 만들어야겟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무실 이름을 만들어서 우편 발송 주소 스티커로 뽑아 내 책방 문에 차례로 붙였다. 비록 명함보다도 작은 스티커 크기이지만, 이것이 내가 일하는 사무실 간판이다. 나중에 진짜로 내 사무실이 생기면 꼭 이렇게 만들어서 건물 인포메이션이나 건물 밖에 걸어야겠다. 이야.. 이제 나.. 2022.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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