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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다 【여유일기235-8.23】 궁금하다 ▲제573회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산행은 비학산 256번째 올랐다. 여름에는 덥기도 하고, 올해는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거의 ‘비학산’만 오르고 있다. 우리집 뒷산 쑥티고개로 넘어가면 5km, 체육공원이나 중광사쪽으로 오르면 6km, 왕복 1시간 30분 정도 걸리며, 헉헉거리며 올라가야 하는 급경사 고개도 있고, 긴 계단도 있고 빽빽한 소나무숲길도 있고, 트랭글 뺏지도 세 개나 있어 지루하지 않은 등산길이다. 오늘은 길가 풀섶에 웬 술병이 있었다.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올 때도 그대로인 걸 보니 누가 잠깐 놓아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누가? 왜? 술이 든 병을 여기에?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술병일까? 막 궁금하다. 백화수복은 주로 제례용으로 쓰는 술 아닌가? 모르.. 2022. 9. 5.
계란후라이 다도 【여유일기234-8.22】 계란후라이 다도 우리 집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가 두명이나 있는데도 나는 매일 손수 커피를 내린다. 두 여인네들은 선생질(?)만 하고 실제로 커피를 내려주지는 않는다. “물을 부을 때 대충 부어서 개거품만 많이 만들지 말고 천천히 부으면서 계란후라이 모양으로 만드세요. 물을 두 번 부으면 안나와야 될 성분까지 다 나와서 쓰거나 몸에 안 좋으니 꼭 한 컵만 내리세요.” 무슨 설명을 주저리주저리 많이 들은 것 같은데 다 생각이 안 나고 계란후라이 모양을 만들라는 말만 생각난다. 오늘도 나는 정성껏 커피로 계란후라이를 만들었다. 오늘은 제법 계란후라이를 잘 만든 것 같아서 사진을 찍었다. 나에게 커피 다도(茶道)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물을 부으면서 계란후라이를 이쁘게 .. 2022. 9. 1.
자식들 【여유일기233-8.21】 자식들 어머님이 10년 이상 무성하게 잘 키운 Crassula ovata 두 그루가 한 화분에 심겨 있는 것을 둘로 딱 나누어 아우와 나에게 하나씩 주셨다. 그렇게 크라슐라 오바타(염좌)가 우리집에 온지 12년 되었다. 그러니까 실제 나이는 거의 25살 된 염좌인데 그 존재조차도 희미하게 현관 한 구석에서 겨우 연명하고 있다. 언젠가 아내가 땅에 떨어진 가지들을 주워 모아 대충 넓은 화분에 꽂아 놓았는데 그 자식(?)들도 안 보는 사이에 쑥쑥 자라 있었다. 그래서 화분을 사다가 하나씩 심어 화분을 만들었다. 그래도 남은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분양해 주었다. 염좌는 다육식물 중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키우며, 우정나무, 행운나무, 돈나무라고도 한다. 10년을 키워야 꽃이 핀.. 2022. 8. 30.
눈썰미 【여유일기232-8.20】 눈썰미 어떤 일에 눈썰미가 있으면 괜한 고생을 하지 않는다. 아내가 해리왓슨 다육이 잎꽂이를 해 놓았다. 그런데 엉터리로 해 놓았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했어요.” 같은 동영상을 봐도 눈썰미가 있으면 제대로 보지만 눈썰미가 없으면 눈뜬장님이다. 해리왓쓴은 잎에서 자구가 올라와 번식을 한다. 그러면 자구가 올라오는 잎의 끝부분을 흙에 닿게 해 놓아야 아래로는 뿌리가 내리고 위로는 자구가 올라온다. 저렇게 잎끝이 떠 있으면 흙에 뿌리를 내릴 수가 없다. 동영상을 보니까 그냥 잎사귀만 뚝뚝 떼어서 놓는 게 아니고 잎끝을 흙에 닿도록 놓던데... 그게 눈썰미가 있어야 보인다니까. 다시 잎사귀를 흙에 닿도록 재배치를 하였다. 부디 뿌리가 잘 내려서 풍성하게 번식하기를... ⓒ최용우 2022. 8. 30.
면접시험 【여유일기231-8.19】 면접시험 오늘은 밝은이가 ‘면접’을 보는 날이다. 아빠에게 기도를 부탁한다. 11시에 모여서 6시에 끝난다고 하는데 그 사이에 언제 차례가 올지는 모르기 때문에 아침부터 생각날 때마다 손을 들고 기도를 하고 있다. 필기시험을 잘 봤기 때문에 면접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거의 합격이라고 봐도 된다고 한다. 무슨 면접인지는 떨어지면 챙피하기 때문에 밝히지 말아달라고 해서 밝힐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은 몇 년씩 공부해서 보는 시험을 4개월만에 거의 상위 10%안에 들어갈 만큼 필기시험을 잘 봤다고 하니 ‘공부머리’가 특별하긴 한가 보다.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하고 화장을 하고 단정하게 입고 찍은 사진이 카톡에 올라왔다. 완전 딴사람 같다. 부디 그동안 흘린 땀이 헛되지 않기를... 2022. 8. 28.
자가 조절 【여유일기230-8.18】 자가 조절 집앞 밭에 있는 감나무 아래에 감이 수북하게 떨어져 있다. 감나무는 해거리를 하는데 작년에는 진짜로 감을 한 개도 못 땄다. 올해는 감이 많이 열리는 해라서 엄청나게 달렸다. 감나무에 감이 너무 많으면 감나무는 스스로 감을 낙과시켜서 그 수를 조절한다. 포도, 복숭아. 사과 등은 인간이 초봄에 꽃을 솎아내서 조절을 하지만 감은 스스로 알아서 자가 조절을 하는 것이다. 감나무는 습기를 아주 싫어한다. 그래서 땅과 멀리 떨어지기 위해 위로 높게 자란다. 과일나무 중에 유일하게 감나무에만 농약을 안 뿌리는데, 요즘에는 농약도 친다고 한다. 감나무가 높으면 감을 따기 힘들다고 난쟁이 감나무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저 감나무 아래가 우리 차의 주차공간인데 떨어지는 감을 안 .. 2022. 8. 26.
라떼는 【여유일기229-8.17】 라떼는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벌써 은퇴를 한 줄 알았는데 그 교단에서는 73세에 은퇴한다네요. 와~) 과거 부흥사로 이름을 날리던 아무개 목사님 유튜브 설교가 뜨길레...(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나는 관심이 없는데 왜 이런 영상을 보라고 띄워주는지...) “라떼는 말이에요 교회에 어린이들과 학생들이 바글바글했어요. 그런데 지금 젊은 목사들은 너무 게을러요. 그 많던 아이들이 다 어디로 갔느냔 말이요. 전도 좀 하세요 전도...” “목사님! 라떼는 한해에 아기를 85만명씩(베이비붐 시대) 낳았어요. 지금은 한해에 26만명(2020년 출생 아동 수)밖에 안 낳아요. 그 많던 아이들이 다 어디로 간 게 아니라, 아이들 자체가 없는데 어디가서 전도를 해요? 목회를 너.. 2022. 8. 26.
자식자랑 【여유일기228-8.16】 자식자랑 분주한 아침 시간이 지나면, 2층의 웅이 할머니와 학산빌라 2층 할머니가 서로 창문으로 내다보며 ‘동네 뉴스’를 시작하신다. 주로 누구네 집 자식은 어떻게 되었다 ‘카더라’ 뉴스이다. 나는 1층 책상에 앉아서 동네 사람들을 소식을 저절로 다 듣게 된다. 올여름에는 오랜만에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50대 후반으로 넘어가니 다들 ‘자식자랑’을 한다. 그래서 ‘나이 들면 모든 관심사와 에너지가 자식자랑으로 쏠리는가 보다.’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자식자랑’은 부모나 관심있지... 그래서 요즘 노인정에서는 ‘자식자랑’을 하려면 한턱 내야 된다는 룰이 생겼다고 한다. 어떤 분이 자식자랑을 신나게 했다. 잘 들어주면서 부러워해 주었다. 그랬더니 자식자랑 값이 거나한 삼겹살.. 2022. 8. 25.
까마득 【여유일기227-8.15】 까마득 먹방을 보던 아내가 “도저히 못참겠숑~ 우리 파닭 한 마리 시켜먹자.” 아내가 혀 꼬부라지는 소리를 하면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 세계 평화가 유지되는 비결이다. 생각해 보니 대평시장 안에 파닭을 파는 35년 전통의 ‘싸전닭집’이 생각났다. 배달은 안 되고 그냥 할머니 혼자서 기름에 튀겨 파는 이름 없는 닭집이다. 우리나라에 이름이 붙은 브랜드 치킨 회사가 500개나 된다는데, 이렇게 가끔 이름은 없지만 맛은 기가 막힌 ‘숨은 고수’들의 가게가 있다. 치킨을 담는 박스도 없고 치킨을 그냥 미농지에 싸서 둘둘 말아 준다.^^ 한 참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치킨을 뜯어먹고 있다가 갑자가 생각났다! “아! 우리 7시 넘어서는 뭘 안 먹기로 했는데... 지금 8시인데 우리 지금 뭐하.. 2022. 8. 25.
교회가는 길 【여유일기226-8.14】 교회가는 길 집에서 교회까지는 10분밖에 안 걸리기 때문에 10시 45분에 집에서 나왔다. 어떤 아저씨가 내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걸어간다. 바람이 앞에서 불어와 담배 연기가 고스란히 나에게 다 날아왔다. 콜록콜록 기침을 해도 그 사람은 뒤돌아보지도 않는다. 담배를 피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니 뭐라 할 수 없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길거리 담배’는 법으로 강력하게 단속을 해야 한다고 본다. 식당이나 실내에서의 흡연을 금지시키니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사라졌듯이 길거리 담배도 규제해야 된다. 교회 가는데 옷에 담배 냄새가 배면 안되니까 그 사람 앞으로 달려갔다. 갑자기 배가 싸르르 아파왔다. 엉덩이 트림을 거나하게 부욱 발사 해버렸다.(소리 안나게) ‘이것이 어젯밤 먹은 자담치킨.. 2022. 8. 23.
아스팔트와 잔디 【여유일기225-8.13】 아스팔트와 잔디 아스팔트와 잔디... 누가 이길까? 운동을 하다보면 아스팔트를 점점 뚫고 들어오는 잔디를 쉽게 볼 수 있다. 잔디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하다. 잔디의 승리이다. 더위와 추위에 강해서 골프장에 많이 심는 스텔라(Stellar)라는 잔디는 미국에서 개발한 고급 잔디이다. 그런데 ‘스텔라 잔디’는 조선왕릉에서 떠다가 개발한 잔디라 한국이 스텔라의 뿌리이자 아버지인 셈이다. 추위와 더위가 극과 극을 달리는 날씨에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환경은 ‘잔디’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적응하는 극강의 생명력과 적응력이 생기도록 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 골프장에서 가장 많이 심는 조이시아(Zoysia)잔디도 일제 강점기때 일본 농학자가 우리나라 들잔디를 일본으로 가져다가 상품화한.. 2022. 8. 23.
다육이 【여유일기224-8.12】 다육이 갑자기 다육이에 꽂힌 아내가 다육이 화분을 사러 가자고 한다. 이-마트에 갔는데 다른 화분만 많고 다육이 화분은 없었다. 동네 다육이 농장에 갔는데 거기에도 다육이만 팔았다. 계룡산 상신리 입구에 다육이와 화분을 함께 파는 곳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내고 달려갔다. 정말 다양하고 예쁜 다육이 화분들이 쌓여 있었다. 그런데 다육이 값보다 화분값이 더 비쌌다. 토기로 된 넓은 화분과 작은 화분을 몇 개 사 왔다. 다육이는 키우기가 쉽지 않은데 그 이유는 ‘물’ 때문이다. 다육이는 물을 정말 싫어한다. 어떤 다육이는 아예 물을 주면 안 되는 놈들도 있고, 거의 한달에 한번이나 주는둥 마는둥 해야 산다. 다육이가 죽는 이유는 대부분 수분이 많아 곯아서 죽는다고 한다. 제발 아내가.. 2022. 8. 18.
서울 내려옴 【여유일기223-8.11】 서울 내려옴 밝은이가 동네 김밥이 맛있다고 하여 아침에 일어나 김밥사러 나가서 동네 한 바퀴 돌았다. 여기저기 다니며 골목길 사진을 많이 찍었다. 김밥집은 침수 정전으로 문이 닫혀 있었다. 어머님이 천국에 가신지 벌써 7년이나 되었다. 15일이 기일이지만 각자 일정이 있어서 올해는 광명에 사는 여동생 집에 3형제가 미리 모여서 추모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11시30분에 광주에서 ktx를 타고 올라온 아우 최용남 목사를 광명역에서 픽업하여 12시에 여동생 농장에 모였다. 흑돼지삼겹살로 점심을 먹었다. 모임을 마치고 또 비가 오락가락하는 길을 열심히 운전 하여 집에 도착하니 저녁 6시30분이었다. 동네 김치찌개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 와.. 2022. 8. 17.
서울 올라감 【여유일기222-8.10】 서울 올라감 아내가 방학 끝나기 전에 서울 아이들 집에 반찬을 배달하러 가자고 하여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서울에 홍수가 나서 강남, 이수,사당동 일대가 침수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 집은 괜찮은지 걱정이 되어 서둘러 서울에 올라갔다. 서울 올라가는 내내 비가 내려서 엉금엉금 운전을 했다. 서울 시내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차가 막혀서 시간이 예상보다 항상 지체된다. 2시간 거리를 오늘도 4시간 꼬박 채우고 밤 9시에 도착했다. 골목길 곳곳에 침수의 흔적으로 밖에 나와 있는 물건들이 쌓여있었다. 아이들 집은 까치산 바로 아래 있기에 지대가 높아서 별일은 없었다. 어제는 골목길이 계곡이 되어 물살이 콜콸콸 흘러내려갔다고 한다. 어쨌든 하룻만에 대부분 복구가 되어 있었다. 서울.. 2022. 8. 16.
폭우 【여유일기221-8.9】 폭우 어제 서울 강남에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 강남역이 침수가 되고 자동차들이 물에 잠겨 지붕만 보인다. 외신들은 한국 경제의 중심지에 있는 banjiha 주거민들의 피해 상황을 뉴스로 보도했다고 한다. 1970-80년대 ‘새마을운동’과 ‘산업화’로 도시로 몰려드는 엄청난 사람들을 다 수용하기에는 ‘집’이 태부족이었던 정부는 3층 건물이면서 반쯤 지하로 내려간 공간에도 사람이 살 수 있도록 3층같은 4층 건물을 무더기로 허가해 주었다. 그렇게 세계 어디에도 없는 형태의 ‘banjiha’ 주거 공간이 생긴 것이다. 그로부터 40-5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아직도 정부는 ‘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여 ‘banjiha’주택이 65만 가구나 된다고 한다. 서울시 인구의 10% 정도인 대.. 2022. 8. 16.
우중산행 【여유일기220-8.8】 우중산행 ▲제570회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산행은 비학산 253번째 올랐다. 하루종일 날씨가 꾸물꾸물 햇볕이 나지 않아서 덥지는 않았다. 대충 준비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비학봉 쯤 갔을 때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면서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여기서 일출봉까지 더 갈지 아니면 그냥 내려올지 결정해야 한다. 우산이나 우비도 없고 비를 피한다고 정자 안에서 오래 있을 수도 없으니 어차피 비는 맞을 것이다. 오도방정 떨어봤자 아무 소용없으니 그냥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비를 맞으며 양반처럼 폼나게 팔자걸음으로 내려왔다. 집에 다 오니 그제서야 비가 그쳤다. 비를 맞으며 숲속 길을 걸었다. 비에 젖은 숲속 풍경을 보면서 ‘함초롬’이라는 단어가 떠 올랐다. 이런 풍경을 ‘함초롬’하다.. 2022. 8. 13.
공생 2 【여유일기219-8.7】 공생 2 마당에 웅이 할머니가 고추 4그루를 심어놓았다. 식구가 없기 때문에 그냥 식탁에 풋고추 올리기에는 4그루면 충분하다. 그런데 새들이 자꾸 고추를 건들어서 떨어뜨린다. 고추를 먹는 것도 아니면서 흔들어 떨어뜨려 놓는다. 나는 ‘새소리’는 듣기 좋은데 ‘새’ 자체는 아주 싫다. 맨날 내 차에 왜 그렇게 똥을 찍찍 갈겨놓는지 모르겠다. 똥 하나도 못 가리는 것들이 식탐은 많아서 집안에 있는 열매란 열매는 죄다 구멍을 뚫어 놓는다. 아니, 매운 고추는 왜 건드는 거지? 인간들은 이마에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을 해야 열매를 먹는데, 공중나는 새는 하나님께서 먹이시고 입히신다고 하셨다. 그런데 설마 그게 훔쳐 먹이시는 것은 아니겠지? 정녕 인간과 새가 사이좋게 공생하는 방법은 없는.. 2022. 8. 13.
전의 전의 아내의 고향은 ‘전의’이다. 조선시대에는 ‘전의’가 하나의 독립된 ‘현’(지금의 군이나 시)이었을 만큼 큰 ‘읍내’였는데 지금은 세종시에서도 작은 면소재지이다. 그래도 있을 것은 하나씩 다 있다. 농협, 우체국, 신협, 소방서, 초등학교, 중학교, 향교, 오일장... 기차역도 하나 있다. 하루에 네 번인가 기차가 서는 간이역이다. 한때는 수 많은 학생들이 기차를 타고 조치원이나 천안에 있는 학교로 등하교를 했었다고 한다. 나는 이런 작은 면소재지에 살면서 ‘촌장’을 하며 마을을 아름답게 꾸며서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고 싶은 꿈같은 것이 있었다. 그래서 한때 나의 이력서에는 동네 이장을 꼭 하고 싶다는 한 줄이 들어갔었다. 전의면에는 나와 비슷한 꿈을 꾸는 분이 한 분 계신다. 한번 뵌 적이 있는데 요.. 2022. 8. 11.
해리왓슨 【여유일기217-8.5】 해리왓슨 친구 목사님 교회 입구에 대충 자란 다육이들이 왕성하게 번식해 있었다. 딱히 관리를 하지 않는데도 그냥 알아서 자기들끼리 번식하여 잘 자란다고 한다.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은 그냥 대충 키워도 잘 자라는 것이 참 신기한 일이다. 해리왓슨이 이렇게 크게 자라는 다육이였구나. 작은 화분에 자구 하나 있는 것만 보다가 나무처럼 자란 것을 보니 멋지다. 원래 이렇게 크게 자랄 줄도 아는 놈인데 왜 우리 집 놈은 그렇게 빌빌댈까? 좋은이 말로는 엄마가 물을 너무 자주 줘서 그렇다고 함. 다육이에 관심을 가지니 목사님이 다육이 화분 하나를 차에 덥석 실어준다. 가지고 오면서도 우리 집에서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좋은이가 “엄마가 물을 주지 못하도록 감시만 잘하면 돼요.”라.. 2022. 8. 11.
직업병 【여유일기216-8.4】 직업병 직업병(職業病)이란 어떤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직업인이 근로조건이 원인이 되어 걸리는 병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나는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고 글을 쓰기 때문에 마우스를 클릭하는 오른쪽 팔과 어깨가 너무너무 아프다. 오른쪽 손가락 중에 펜을 잡는 세 번째 손가락도 휘어있다. 이것도 직업병인가? 특히 모니터를 들어다볼 때 생기는 ‘거북목 증후군’ 때문에 허리가 구부정하게 굽어있다. 아내는 제발 허리를 쭉 펴라고 한다. 쭉! 그리고 시선을 지기도 모르게 아래로 하는 ‘수근관 증후군’ 때문에 길을 갈 때도 마치 땅바닥에 떨어진 것을 주우려고 하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바닥을 보고 걷는다. 이것도 나에게 있는 직업병이다. 땅바닥에 있는 축구공을 따라다니는 축구선수들이 대부분.. 2022. 8. 11.
가족휴가 3일째-함평천지휴게소, 남해안고속도로,서해안교속도로, 【여유일기215-8.3】 가족휴가 3일째 밤새 비가 내렸다. 숙소에서 짐을 챙겨 11시에 출발했다. 다시 322km를 달려 집에 오니 오후 4시이다. 여름휴가 끝! ⓒ최용우 2022. 8. 9.
가족휴가 2일째 -명사십리해수욕장,구계등, 베네치라 카페, 완도항 【여유일기214-8.2】 가족휴가 2일째 아침에 일어나니 숙소 밖으로 낮게 깔린 바다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진다. 커피 한잔 타 놓고 창밖으로 바다를 보며 멍때리고 앉아 있으니 가족들이 하나둘 일어난다. 이번 여행은 특별한 계획 없이 자유롭게 발길 닿는대로 흘러가기로 했다. 먼저 ‘명사십리해수욕장’으로 갔다. 여름의 한 가운데라서 그런지 해수욕장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나는 얼른 바다에 달려가 발을 담그고 해변으로 나오니 “이제 해수욕장 봤으니 다른데 가자”한다. 그래도 기념으로 사진은 찍었다. 완도읍내로 나와서 ‘맛집’이라고 소문난 음식점 서너곳을 찾아갔는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만원이다. 결국 ‘삼교리동치미막국수’식당에서 막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그 옆의 항구가 보이는 ‘베네치아 카.. 2022. 8. 9.
가족휴가 1일째 -완도 완도타워 구계등 빙그레 【여유일기213-8.1】 가족휴가 1일째 올해 여름휴가 가족여행은 완도(莞島) 2박3일 일정이다. 어제 오후에 미리 내려온 아이들과 아침 7시 50분에 집에서 출발했다. 네비게이션은 완도 숙소까지 322km 약 4시간 걸린다고 나온다. 중간에 함평천지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에 속소에 도착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완도타워’에 갔다. 완도읍내와 남해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였다. 이 지역 빵인 ‘장보고전복빵’도 먹어 보았다. 이후 동들동글한 조약돌이 아홉계단으로 앃여있다는 구계등 바닷가에 갔다. 20년, 15년 전에 완도에 와서 봤던 구계등은 정말 계단식이었는데 태풍이 완전 싹 쓸어간 다음에 다시 생겼다고 한다. 오락가락 비가 내리는 가운데 숙소로 다시 돌아와서 잠시 쉬다가 유명한 생선구이 .. 2022. 8. 8.
청포도 【여유일기212-7.31】 청포도 마당에 있는 포도나무 1그루는 청포도는 아니지만, 이 즈음엔 아직 익기 전이어서 청포도처럼 보인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이라고 이육사 시인이 시를 썼던 그 ‘내 고장’은 경북 안동이고 7월은 ‘음력 7월’이다. 無情歲月若流波라 했던가 무더운 여름의 폭서가 계속되는 날의 연속이지만, 모든 제철 과일이 무럭무럭 익어가는 계절이다. 아내는 “이렇게 더운 여름은 내 생애 처음이에요.”라고 하지만, 사실은 나이가 들었다는 소리이다. 체온이 뜨거운 젊은이들은 상대적으로 더위를 덜 느낀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체온이 떨어져서 몸이 차가우면 더위를 더 느끼는 것이다. 7월의 마지막 날에 마당의 청포도(?)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으면서 청포도 묵상을 한번 해 보았다.. 2022. 8. 8.
상사화꽃 【여유일기211-7.30】상사화꽃 일출봉 올라가는 길에 있는 폐사인 중광사 마당과 산 언덕에 상사화가 풍성하게 피었다. 지나가던 등산객들이 “와... 저 연분홍 꽃들좀 봐.” 문득 3월말에 상사화 잎사귀 사진을 찍은 게 생각나서 상사화꽃 사진을 얼른 찍었다. 상사화 푸른 잎사귀는 3월 중에 올라왔다가 어느 순간 전부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4-5개월 후 여름 장마철에 연분홍색 꽃대가 올라온다. 사람들은 상사화꽃만 보고 잎사귀가 없는 줄 안다. 꽃과 잎사귀가 함께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으니 모를 수밖에. 상사화는 숲이 햇빛을 가리지 않는 이른 봄 싹 내밀어 영양분 축적 뒤 여름에 꽃 피운다. 그러니까 ‘상사’는 순전히 인간들의 생각이고 상사화 에게는 그게 생존 방법인 것이다. 무릇, 백양꽃, 중꽃, 석산도.. 2022. 8. 7.
공존 【여유일기210-7.29】 공존 비학산 올라가는 길에 있는 사과 과수원 땅바닥에 사과들이 수없이 떨어져 있다. 사과들은 까치들에게 공격을 받아 구멍이 뚫려서 상품 가치가 없는 것들이라 따버린 것들이다. 누가 까치를 길조라 했던가! 웬수같은 까치들이다. 애써 가꾼 열매를 일일이 날아다니며 몇 번씩 찍어 구멍을 내 놓는다. 아니, 공생 공존하는 세상이니 까치들이 먹을 만큼은 나누어줄 아량이 있다. 그러나, 저렇게 사과마다 한 번씩 찍어놓는 것은 무슨 심뽀란 말이냐! 남의 것을 훔쳐먹는 주제에 참 양심도 없는 놈들이다. 까치를 쫓기 위해 독수리 연을 날리기도 하고, 전자기기를 설치해 고주파를 쏘기도 하고, 총소리가 나는 장치를 하기도 하고 아예 그물로 사과밭은 덮어버리기도 한다. 정녕 인간과 까치가 사이좋게 .. 2022. 8. 7.
흐르는 강물처럼 【여유일기209-7.28】 흐르는 강물처럼 강가에서 흘러가는 강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사람 사는 게 마치 강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강물은 늘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러나 늘 흘러가고 있기에 저 강물은 어제의 강물이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늘 변하고 있다. 어제의 사람과 오늘의 사람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오늘의 사람은 어제의 사람이 아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늙었던지 1mm라도 더 자랐겠지. 그 사람의 내면도 강물이 흘러가듯 바뀌었을 것이다. 누군가를 판단하는 것은 이미 낡아버린 옛 잣대로 새 사람을 재는 것과 같다. 그 사람이 그때보다 오늘 어떻게 달라졌는지 모르는데 ‘그때 그랬지’하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므로 말로 누군가를 판단하거나, 말로 비난하는 것은 정확한 판단이 아니기.. 2022. 8. 6.
채송화 【여유일기208-7.27】 채송화 우리가 일부러 심은 적이 없는 다양한 색깔의 채송화가 올해도 여전히 현관문 밖에 있는 화분 안에서 자란다. 저 화분 안에는 ‘백합 구근’이 들어있는 ‘백합 화분’이다. 백합이 피었다가 지고 나면 이어서 채송화가 자라기 시작한다. 아마도 ‘햇볕같은집’ 피정의 집을 할 때, 마당에 있었던 화분에 마당에서 자라던 채송화 씨가 어찌어찌 해서 들어가 백합과의 동거를 시작했을 것이다. 몇 년 전에는 버리기 위해 잠시 올려 놓았던 ‘산국’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 시작해서 거대한 나무(?)가 된 적이 있었다. 산국이 화분의 영양분을 너무 많이 빨아먹는 것 같아서 뿌리까지 뽑아버렸다. 백합과 채송화는 자리는 시기가 겹치지 않아서 그런대로 서로 사이좋게 공생하는 것 같다. ⓒ최용우 2022. 8. 6.
국수 전쟁 【여유일기207-7.26】 국수 전쟁 밀, 메밀, 쌀, 감자 등 곡물가루로 만든 반죽을 가늘고 길게 뽑아내서 만든 음식을 순 우리말로 ‘국수’라고 하고 한문으로 면(麵)이라고 한다. 국수는 뜨겁게 먹는 ‘온면’과 차갑게 먹는 ‘냉면’이 있다. 국수는 지역마다 다양한 종류가 있다. 공주를 중심으로 발달한 ‘온면’ 국수는 통칭 ‘공주 칼국수’라고 불리며 칼국수 베이스에 바지락, 들깨, 쑥갓, 해물 등등 다양한 재료를 넣는다. 전라도는 ‘팥’을 넣은 ‘팥칼국수’가 유명하다. 여름에는 덥기에 주로 ‘냉면’ 국수를 먹는데 맨 처음 북한에서 여름에 차게 해 먹는 국수를 ‘랭면’이라 불렀고 앞에 지역 이름을 붙여 ‘평양랭면’ ‘함흥랭면’..등등으로 불렀다. 북한에서는 우리가 ‘냉면’이라고 부르는 음식을 여전히 ‘국수.. 2022. 8. 6.
겁 없는 물고기들 【여유일기206-7.25】 겁 없는 물고기들 오늘은 세종호수공원을 한 바퀴 도는 운동을 했다. 호수공원의 물이 빠져나가는 끝부분에 천정이 아주 낮은 다리밑을 지나 주차장으로 간다. 자전거를 타고는 못 지나가고 자전거를 끌고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야 하는 저절로 ‘겸손’해지는 다리이다. 다리 밑을 지나가는데 물고기들이 나를 졸졸 따라오는 것이었다. 손을 물속에 넣었더니 먹이를 주는 줄 알았는지 물고기들이 달려들어 손을 콕콕 찍는다. 아니, 요놈들 봐라. 잽싸게 한 마리를 잡았더니 손에 잡혔다. 잡았다가 금방 그냥 놓아 주었다. 아니, 요즘 물고기들은 겁이 없네. 호수공원에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산다. 낚시가 금지된 곳이기도 하고 사람들은 “물이 더러워서 물고기를 잡아도 못 먹어”라고 한다. 어쨌든 물고기들이랑.. 2022.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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