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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편지(제675호) 2025.4 청명호 -무료 월간지 들꽃편지(제675호) 2025.4 청명호 -무료 월간지 1청명하늘 푸르르고 한식하늘 맑고밝네 청명(淸明)과 한식은 하루 차이거나 같은 날이어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한식은 성묘(省墓)를 하고 나무를 심는 날입니다. 그래서 4월 5일을 ‘식목일’로 정해 나무를 심든 안 심든 빨간날(공휴일)이었는데 그게 없어져서 좀 아쉽습니다. 나무를 심으면서 부르는 이 재미있습니다. “청명(淸明) 한식(寒食) 나무 심자. 무슨 나무 심을래. 십리 절반 오리나무, 열의 갑절 스무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거짓 없어 참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네 편 내 편 양편나무, 입맞추어 쪽나무, 양반골에 상나무, 너하.. 2025. 4. 23.
들꽃편지(제674호) 2025.3 경칩호 -무료 월간지 1.천둥소리 깜짝놀라 벌레들이 잠을깬다 봄비가 내리는 이 무렵에 올해의 첫 천둥을 꽈르릉 치니, 그 소리에 벌레들이 깜짝 놀라 겨울잠을 깨고 땅 밖으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놀랄 경(驚)’에 ‘겨울철 땅속에서 자는 벌레 칩(蟄)’입니다. 경칩 무렵에는 고로쇠나무(단풍나무, 으름덩쿨)를 베어 그 나무 물(水液)을 마시는데,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경칩 무렵 양지에서는 쑥이 자랍니다. 그래서 이때쯤이면 들판에는 아낙들이 쑥을 캐고 있고, 그러다 보면 이때는 쑥밥, 도다리쑥국, 쑥지짐, 쑥인절미, 쑥버무리, 쑥개떡 천지가 됩니다. 그래서 이 무렵 아이들은 봄 쑥 먹고 쑥쑥 자란다고 하지요. 2.표지사진 이야기지난호 [최용우 詩] ‘소와 강아지’의 사진을 보고 잘 찍은 멋진 사진.. 2025. 3. 16.
들꽃편지(제673호) 2025.2 입춘호 -무료 월간지 1.입춘이라 봄이오나 봄이오니 입춘인가입춘(立春)은 한 해가 시작되는 첫 번째 절기로 ‘하늘의 봄’이라고도 합니다. 대문이나 기둥에 입춘대길立春大吉과 건양다경建陽多慶이 쓰인 입춘첩立春帖을 붙여 봄기운을 한껏 집에 맞아들입니다. 입춘을 기점으로 땅 위에 훈훈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동풍이 불어와 얼음이 녹는 시기지만, 아직은 김장독이 깨질 만큼 추우니 긴장을 놓으면 안됩니다. 농부는 입춘부터 서서히 거름을 준비하고 땅을 만들며, 종자가 잘 뿌리내리도록 손질하면서 일년 농사를 준비합니다. 를 매월 뒷절기에 맞추어서 발행했는데 24절기의 시작인 2월부터는 매월 앞절기에 맞추어서 발행합니다.  2.표지사진 이야기겨울강동안거하듯 묵언 수행 중이다살면서 그래야 할 때가 있다얼음장 아래 은빛 물고기처럼침잠하는 말.. 2025. 2. 13.
들꽃편지(제672호) 2025.1 대한호 -무료 월간지 1.소한한파 너무춥고 대한에는 포근하네대한(大寒)입니다. 이름은 가장 추운 날이지만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대한 때는 날씨가 포근합니다. 소한부터 대한까지는 한해에 가장 추울 때인데, 예전엔 세수하고 잡은 방문 고리에 손가락이 ‘쩍쩍’ 달라붙었습니다. 또 눈 덮여 황량한 겨울 들판엔 칼바람 추위 속에 먹거리도 부족하니 사람과 짐승들도 배곯고 춥기는 마찬가지였죠. 를 매월 뒷절기에 맞추어서 발행했는데 24절기의 시작인 2월 입춘부터는 매월 앞절기에 맞추어서 발행하겠습니다.  2.표지사진 이야기대둔산(大芚山)의 원래 이름은 ‘한듬산’인데 ‘큰 덩어리’라는 뜻으로 인적이 드문 벽산 두메산골의 험준하고 큰 산봉우리입니다. 대둔산에는 ‘케이블카’와 우리나라 최초.. 2025. 1. 25.
들꽃편지(제671호) 2024.12 동지호 -무료 월간지 1.뜨거운김 펄펄나는 동지팥죽 달짝지근동지(冬至)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입니다. 거의 8시가 되어야 해가 뜨고 오후엔 5시만 되어도 깜깜해지지요. 동지엔 팥죽을 먹습니다. 동지팥죽의 특징은 새알심을 만들어 넣는다는 것이죠. 팥죽은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의 기운이 가득 들어있는 대표적인 양기(陽氣)음식입니다. 그래서 1년 중 가장 음기가 강할 때 팥죽을 먹어서 양기를 보충했던 조상들의 지혜입니다.  2.표지사진 이야기구병산은 속리산에서 뚝 떨어져 나와 보은 마로면에 웅장하고 수려한 아홉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산입니다. 서원리에서 출발하여 구병산 지나 속리산 문장대 지나 활목고개까지 능선을 타고 가는 43km 등산로를 충북알프스라고 합니다. 산이 장쾌하고 암릉 구간이 많아서 보통은 2박 3일 일정.. 2024. 12. 30.
들꽃편지(제670호) 2024.11 소설호 -무료 월간지 1.창문여니 첫눈내려 예쁘게도 쌓여있네소설은 ‘작은 눈’이라는 뜻이며 ‘첫눈이 내리는 날’입니다. 기온이 영하 2~3℃로 떨어지면 무 김장을 먼저 하고 영하 4~5가 되면 배추김장을 합니다. 김장 김치는 땅속에 깊게 묻어 겨울철부터 늦봄까지 먹는데, 지금은 김치냉장고 깊숙이 김치통을 차곡차곡 쌓습니다.  소설 무렵은 월동준비를 위한 잔일들을 합니다. 시래기를 엮어 말리거나, 무, 감, 호박 등의 재료를 썰어 햇볕에 말려 두어 한겨울 먹거리를 마련합니다. 겨우내 소 먹이 볏짚을 모아두는 것 역시 소설 즈음에 합니다.  지금은 이런 가을걷이를 농기계가 다 하는 시대이긴 합니다.  2.표지사진 이야기계룡산 동학사 천장골 올라가며 찍은 단풍사진이다. 계룡산은 봄엔 벚꽃축제를 하고 가을엔 단풍축제를 한다. 매표소.. 2024. 11. 30.
들꽃편지(제669호) 2024.10.22 상강호 -무료 월간지 1.서리맞은 상강국화 그향기가 더욱진해바라보는 가운데 점점 산 모양이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 처음 놀란 기러기가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도리어 근심이 되는 것은 노포(老圃,농사 일에 경험이 많은 농부)가 가을이 다 가면, 때로 서풍을 향해 깨진 술잔을 씻는 것이라네.> - 권문해(權文海)의 《초간선생문집(草澗先生文集)》에서. 2.표지사진 이야기듣산 동행들과 함께 함양 ‘황석산(黃石山)’에 올랐다. 황석산은 백두대간 줄기에서 뻗어 내린 4개의 산(기백, 금원, 거망, 황석)가운데 가장 끝자락에 흡사 칼을 세운 듯 1190m나 솟구친 높은 봉우리의 산이다. 호기심 많은 일행들이 복원중인 산성을 따라갔다가 갑.. 2024. 10. 24.
들꽃편지(제668호) 2024.9.22 추분호 -무료 월간지 1.밤과낮이 똑같은날 천고마비 가을이네추분과 춘분은 밤과 낮이 같아지는 날입니다. 노을 질 무렵 땅거미가 내리면 문득 낮이 짧아진 것을 확연히 느낍니다. 대추나무 아래 돗자리를 펴고 대추를 텁니다. 떡갈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떨군 도토리를 주워 말려 가루내어 묵을 만듭니다. 들로 산으로 다니는 곳마다 들국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납니다. 옛날에는 달이 차오르는 밤에는 저마다 모여 동네 어귀로 달맞이를 나갔었지요. 그때는 밤이면 불빛이 없어 온 세상이 캄캄했고 달빛이 은은히 비추었으나 지금은 도시나 농촌에도 전기 불이 휘황찬란하여 그런 고즈넉한 풍경을 보기 힘들죠. 2.표지사진 이야기‘활을 쏘는 헤라클레스’는 프랑스의 조각가 브르델의 작품으로 스틴파로스호의 괴물새를 겨냥하여 활시위를 잡아당기는 헤라클레스의 박진감 .. 2024. 9. 27.
들꽃편지(제667호) 2024.8.22 처서호 -무료 월간지 1.뭉개구름 타고 오는 처서(處暑)  처서는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할 정도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의 엄연한 순행을 드러내는 절기입니다.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간다.’ 처서가 지나면 모든 식물은 생육이 정지되어 시들기 시작한다는 속담입니다. ‘처서비(處暑雨)에 십리에 천석씩 감한다.’‘처서비에 독 안에 든 쌀이 줄어든다.’라는 말은 밝고 강한 햇볕을 받아야 나락이 입을 벌리고 꽃을 피우는데, 빗물이 꽃에 젖으면 수정이 힘들기 때문에 생긴 속담입니다. 우리는 그런 처서 절기를 살고 있는 중입니다.  2.표지사진 이야기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오래된 나무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꼬리잡기를 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답네요. 고양.. 2024. 8. 28.
들꽃편지(제666호) 2024.7.22 대서호 -무료 월간지 1.대서(大暑)-큰 더위 지리한 장마가 오래도록 지속되니 지치기도 하고, 무엇보다 습한 기운이 힘들게 합니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고 풍수가 좋은 가까운 산천을 찾아 여름 휴가를 떠나게 됩니다. 평소 하고 싶었던 일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피서가 됩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휴가철에 오히려 일을 더 많이 하는 ‘서비스직’ 직업이 늘어간다고 합니다. 여름 휴가라는 것도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었군요. 어쨌든 휴가가 자연을 받아들이고 동화되는 시간이 되기를... 2.표지사진 이야기 뭐든 키워보고 싶어했던 아내가 화분에 심은 방울토마토에 알록달록 열매가 맺혔습니다. 카메라를 땅바닥에 대고 위를 향해서 토마토가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봅니다.   애초에 방울토마토 모종을 화분에 심을 때 .. 2024. 7. 30.
들꽃편지(제665호) 2024.6.21 하지호 -무료 월간지 1.하지-장마와 더위가 시작되는 계절어느새 2024년도 절반이 훌쩍 지나가는 중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조건 가운데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에덴동산에서 사단은 ‘먹을 것’으로 최초의 인류를 타락시켰고,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 금식하실 때, 사탄이 또다시 ‘먹을 것’으로 시험을 했지만 예수님은 거뜬하게 사탄을 물리치셨습니다.  오늘날도 여전히 사탄은 ‘먹을 것’을 ‘경제’라는 이름으로 포장지를 바꾸어 인류를 속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마4:4) 사실을 깨닫게 될까요? ‘하지’하면 ‘하지감자’가 생각나네요. 하지감자를 쪄서 김이 펄펄 날때 쫙 쪼개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이런, 또 먹이 이야기를 했네요. 2.표지사진 이야기세상이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합니다... 2024. 7. 2.
들꽃편지(제664호) 2024.5.20 소만호 -무료 월간지 1.소만 -진짜 여름입니다.소만(小滿) 때는 예전 같으면 보릿고개가 찾아오던 힘든 시기입니다. 요즘은 논밭에 보리를 거의 안 심기 때문에 일찍 모내기를 합니다. 채소밭에는 온갖 허브가 꽃을 피웁니다. 고수, 차이브, 엉겅퀴, 타라곤, 타임, 오레가노, 딜, 펜넬, 금잔화, 박하, 한련화, 루피너스, 카모마일, 톱풀등등... 예전엔 없었던 새로운 채소들이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들어와 당당히 우리 땅에, 밭에 심겨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동식물들의 국적이 별 의미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는 24절기 따라 1년에 24회를 발행하던 쪽지였는데 지금은 사정상 격으로 12회 발행을 합니다. 총알보다도 더 빠른 인터넷 핸드폰 시대에 그래도 한달씩 기다려 종이를 만지는 손맛이 재미있지 않나요? ㅎㅎ 2.표지사진 이야기.. 2024. 6. 2.
들꽃편지(제663호) 2024.4 곡우호 -무료 월간지 1.곡우-단비가 내리네요.곡우(穀雨)는 농부들이 비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겨울에 태어난 송아지는 훌쩍 자라고 추위를 잘 버틴 고라니 새끼들은 어미와 들녘을 오고갑니다. 온갖 꽃이 만발하니 꽃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곡우를 지나면서 한해 농사 준비를 시작합니다. 지난해 거둬들인 볍씨를 담가 못자리 준비를 하고 가을에 저장해둔 비료를 대지에 뿌려 땅의 힘을 키웁니다. 2.표지사진 이야기나무 중에 저절로 죽지 않고 조건만 맞으면 무한정 사는 나무가 느티나무와 은행나무라고 합니다. 느티나무와 은행나무는 병에 걸리거나 벼락을 맞거나 벌레가 파먹거나 사람이 톱으로 자르거나 기후와 환경이 변하는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만 생명이 멈추는 나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엔 수령이 1천년 넘은 느.. 2024. 4. 26.
들꽃편지(제662호) 2024.3 춘분호 -무료 월간지 1.춘분 -제비가 돌아오는 날 춘분은 1년에 2번 밤낮의 길이가 똑같은 날입니다. 춘분 즈음에 남쪽에서 제비가 돌아오고, 만물이 소생해 여기저기 새싹이 돋아납니다. 거리에 삼삼오오 봄나들이를 나선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역시나 꽃샘추위로 장롱에 넣어둔 겨울옷을 다시 꺼내기도 합니다. 시골에서는 농사 준비를 하느라 농부들이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 파종한 씨앗을 돌보고, 다년생 싹들이 움트는 밭을 돌아보며 올해 농사를 꼼꼼히 계획하는 절기입니다. 2.표지사진 이야기 필요 없어진 것은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자연과학이 극도로 발달하여 앞으론 인간이 하는 일을 AI가 다 해 줄 것이라 합니다.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이 있어서 신이 필요한 것인데, 인간이 다 해버리면 신의 역할은 축소되.. 2024. 3. 25.
들꽃편지(제661호) 2024.2 우수호 -무료 월간지 1.우수 -빗물 우수(雨水)는 빗물이라는 뜻입니다. 이 빗물은 눈과 서리가 녹아든 봄비이며, 지열이 오른 덕에 언 땅에서 녹아내린 물이기도 합니다. 우수 삼후에는 초목이 땅속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물을 빨아들여 싹을 틔우니, 이 시기가 한해 동안 초목을 지탱하는 근원이 됩니다. 우수 입기에는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고, 남해는 동백이 한창이라 처연하게 떨구는 붉은빛이 황홀한 시기입니다. 우수 절기엔 정월 대보름이 들어 있는데 정월장이 으뜸이라 해서 우수 절기중에 장을 담급니다. 2.표지사진 이야기 올겨울은 눈 보기가 쉽지 않네요. 잠깐씩 내린 눈도 금방 녹아버립니다. 강을 따라 강물이 얼었는데 강물이 흘러가는 곳은 얼지 않았습니다. 호수의 물도 흐르지 않기 때문에 얼어 붙는데 한밤중에 새들이 자기들의 온.. 2024. 2. 23.
들꽃편지(제660호) 2024.1.20 대한호 -무료 월간지 1.대한 -봄이 가까이 왔습니다 대설은 24절기의 마지막 절기로 한해 계획한 일들을 마무리하고 자기만의 리듬으로 다가오는 새해(음력 설)를 계획하는 절기입니다. 대한은 그 이름만으론 가장 추울것 같지만, 소한이 가장 춥고 대한은 오히려 푸근합니다. 대한 후 5일에서 입춘 전 3일까지 약 일주일 사이를 신구간(新舊間)이라 해서, 이때는 이사, 집수리, 집안 정리, 행사를 해도 큰 탈이 없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해마다 이때 이사대란이 일어난다고 하죠. 2.표지사진 이야기 날씨가 흐리고 꾸물럭거리는 날은 왜 꼭 ‘칼국수’가 먹고 싶을까? 아내가 장군면에 민물새우칼국수 끓여주는 면장님이 있다기에 갔다. 영평사 가는 한적한 길가에 있는 식당이었다. 차를 주차하고 내렸는데 어디서 개 한마리가 막.. 2024. 1. 28.
들꽃편지(제659호) 2023.12.22 동지호 -무료 월간지 1.동지-가장 잠을 많이 잘 수 있는 날 동지는 밤이 가장 긴 날입니다. 잠을 가장 많이 잘 수 있는날? 동지부터 밤이 조금씩 짧아지고 낮이 조금씩 길어집니다. 동지에 먹는 팥죽의 주재료인 팔은 신장의 기능을 활성화해 기력을 보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동지를 작은설이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진짜 설이 오기까지 한 해를 잘 마무리 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기간을 갖자는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2.들꽃편지 제659호 꾸민순서(28면) 까치와 까마귀 -최용우 사진 깃털보다 가벼운 권사님 -최용우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하나님에 관하여 -이현주 거짓말 설교를 하였습니다 -손제산 목사 하나님의 선지자가 되라 -토저 시리즈31 총각 그리스도교와 플라톤주의 비교 수덕의 삶 -최용우 귤 묵상 외 6-최용우 선운산 계룡.. 2023. 12. 29.
들꽃편지(제658호) 2023.12.8 대설호 -무료 월간지 1.대설(大雪)-갇히는 맛 대설은 얼음이 더욱 단단해지고 갈라진 대지 틈으로 눈이 내려 씨앗을 따뜻하게 감싼다는 절기입니다. 전에는 눈이 많이 오면 오도가도 못하고 고립되어 집 안에서 창밖의 설경을 바라보며 아늑하게 ‘갇히는 맛’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시골에도 구석구석 길이 잘 닦여 예전처럼 쉽게 갇히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추운 겨울에 얼음이 둥둥 뜬 동치미 국물에 찐고구마를 먹던 생각이 납니다. 살얼음이 어석거리는 식혜를 간식으로 먹으며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긴 겨울밤 아늑하게 갇히는 맛의 기억입니다. 눈이 와야 되는 계절이 비가 내리고 있네요. 12월 기온으로는 오늘이 역대 최고 기온이었다는 뉴스도 나옵니다. 2.들꽃편지 제658호 꾸민순서(28면) 아빠컵 -김동호 사진 주님이 가장 싫어하.. 2023. 12. 13.
들꽃편지(제657호) 2023.11.22 소설호 -무료 월간지 1.소설(小雪)-첫눈이 왔습니다 손돌바람이 불어 쌀쌀합니다. 눈이 온다고 하여 ‘소설’이라고 하는데, 정말 아침에 선물처럼 첫눈이 내리고 얼음이 살포시 얼었습니다. 소설은 ‘천기는 상승하고 지기는 하강해 하늘과 땅이 서로 소통할 수 없으니, 천지 사이를 오가는 기운이 닫히고 막혀 겨울을 이룬다.’는 절기입니다. 입동 지나면서부터 식물은 양분을 뿌리에 집중시키고 동물은 겨울잠을 자는 식으로 기운을 보존합니다. 음기를 기르는 것은 응축된 씨앗을 만드는 일과 같습니다. 그래서 겨울을 난 곡식은 ‘보약’이라고 부를 만큼 약효가 있고 맛이 있습니다. 집집마다 겨우내 먹을 김장을 하느라 분주합니다. 겨울에는 얻기 힘든 ‘채소’를 보충해주는 김장김치는 요즘 겨울철 최고의 ‘발효식품’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하고 .. 2023. 12. 3.
들꽃편지(제656호) 2023.11.8 입동호 -무료 월간지 1.입동(立冬)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니 사뭇 날씨가 차가워지고 새벽녘 안개가 잦아집니다. 운무 드리운 들녘에 벼를 벤 그루터기에 서리가 내렸네요. 안개 속으로 브이(V)자 모양으로 높이 날아오른 기러기 무리가 “우리 왔어요”하고 인사를 합니다. 두 강이 만나는 세종시 합강 주변은 우리나라 5대 철새 도래지입니다. 철마다 날아드는 철새 소리가 마치 잔칫날처럼 소란합니다. 시골에서 이즈음에는 추수를 마치고 노을 지면 마당에 마른 가지 지펴 훈기를 불러놓고 남은 곡식 갈무리를 합니다. 이웃들과 허허실실 모여 막걸리나 따듯한 호박죽 나누며 한가해진 몸과 쓸쓸한 마음을 달랩니다. 2.들꽃편지 제656호 꾸민순서(28면) 성당과 까치집 -도니 군맹무상 -최용우 한없이 넓은 가슴으로 -이준우 스스로 잘난 놈 -이현주.. 2023. 12. 3.
들꽃편지(제655호) 2023.8.처서호 -무료 월간지 1.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 더위가 그치고 각종 열매가 점점 몸집을 불려 나가지만, 아직도 우리 몸은 여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제 산만한 기운을 정리하고 이용이라는 가수가 노래했던 것처럼 쓸쓸한 계절을 맞이해야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시원하며 칠석, 백중, 추석까지 이어집니다. 시골에서는 아낙들은 무와 배추 모종을 옮기고, 자고 나면 늘어나는 채소밭의 호박, 가지, 오이를 나누느라 부산합니다. 길가에 설익은 밤송이가 떨어집니다. 논의 벼에 쌀알이 또록또록 영글어가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2.들꽃편지 제655호 꾸민순서(28면) 해바라기 재야에 숨은 고수 -최용우 멍청이들에게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이현주 저는 이런 사람 -손제산 목사 하나님의 지혜는 지식으로 얻을 수 없다 -토저 시리즈27 부.. 2023. 11. 12.
들꽃편지(제654호) 2023.7.소서호 -무료 월간지 1.대서-비 비 비 비..... 비가 잠시 그치는 것 같더니 다시 내립니다. 장마는 보통 7월 중순에 끝나는데, 지금 내리는 비는 이상기온 때문에 생긴 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어 앞으로 여름에는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 합니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서 어디서든 곰팡이 냄새가 많이 납니다. 여기저기 침수 소식이 전해져 오네요. 몸도 무겁고 마음도 가라앉습니다.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씩 사 먹고 파이팅 합시다. 여름 휴가가 시작됩니다. 안전한 휴가와 휴식의 시간이 되기를 빕니다. 2.정녕 망국과 배교의 길을 가려는가? -망대에서 세상보기 하나님, 참 안타깝고 슬픈 일들이 이 땅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근래에 대통령 처가의 땅이 있는 곳으로 고속도로를 휘게 하다가 들통난 일이 있었습니.. 2023. 11. 12.
들꽃편지(제653호) 2023.6.하지호 -무료 월간지 1.하지-감자 환갑날 하지(夏至)입니다.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하지 무렵이면 장마가 시작되는데 구름만 지나가도 비가 온다는 뜻으로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하지 무렵에는 감자를 캐어 밥에다 하나라도 넣어 먹어야 감자가 잘 열린다고 합니다. ‘하짓날은 감자 캐먹는 날이고 보리 환갑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하지가 지나면 보리가 마르고 알이 잘 배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가 지나면 감자 싹이 죽기 때문에 ‘감자 환갑’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감자천신한다’ 하여 감자를 캐다가 전을 부쳐 먹고 감자떡을 해 먹기도 합니다. 안타까벡도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감자는 2060년까지 수확량이 68% 감소할 것이라고 합니다. 2표지사진 이야기 동네 이장님네.. 2023. 7. 3.
들꽃편지(제652호) 2023.5.소만호 -무료 월간지 1.소만-가득 찬 보릿고개 소만(小滿)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滿)는 절기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만은 보릿고개의 마지막 고비였습니다. 가을에 추수한 쌀이 겨울 봄을 지나며 거의 바닥나는 5월과 6월은 아직 보리를 수확하기 전이라 사람들은 허기를 채울 구황작물을 찾아 먹으며 버텼습니다. 죽순을 따다 고추장에 찍어 먹고, 쑥을 캐 개떡을 만들어 먹고 냉잇국도 늦봄이나 초여름에 많이 먹었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상상도 못 할 일이 나의 유년 시절 그때 그 시절입니다. 울 엄마 아빠는 왜 하필이면 그렇게 힘든 시절에, 힘든 계절에 나를 낳았을까? 길가의 울타리에 붉은 장미꽃이 가득한 이즈음에 나의 생일이 있습니다. 올해는 윤달이 들어 있어서 생일이 조금 늦.. 2023. 6. 2.
들꽃편지(제651호) 2023.4.곡우호 -무료 월간지 1.곡우-물 마시러 가는 날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穀雨)’입니다. ‘곡우는 봄비(春雨)가 내려 백곡(百穀)을 기름지게 한다.’라고 해서 붙여진 말인데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하여 본격적으로 농사철로 접어듭니다. ‘곡우에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와 같은 속담이 있습니다. 시골에서는 못자리할 볍씨 담그기 따위로 바쁠 때인데, 볍씨 담그기 전날은 부정 탈까 봐 옛날에는 부부가 잠자리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모 공장에서 모가 길러지기 때문에 부부 잠자리 걱정 따윈 안 해도 되는 좋은 세상입니다.^^ 곡우 무렵엔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르는데 산다래, 자작나무, 박달나무에 상처 내서 흘러내리는 수액이 몸에 좋다고 해서 산 속으로 곡우 물을 마시러 .. 2023. 4. 23.
들꽃편지(제650호) 2023.3.춘분호 -무료 월간지 1춘분-해당화가 곱게 피는 날 옛 선인(先人)들은 자연의 변화에 깊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봄에 각 절기마다 5일 간격으로 피는 꽃을 24계화신풍(二十四番花信風)이라 했습니다. 소한에는 매화 동백 수선화, 대한에는 서향 난 춘란, 입춘에는 영춘화 앵도 개나리, 우수에는 유채 살구 자두, 경칩에는 복숭아 산앵두 장미, 춘분에는 해당화 배꽃 자목련, 청명에는 오동 보리 버들, 곡우에는 모란 넝쿨장미 멀구슬이 핀다 했는데, 지역마다 꽃피는 시기는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 동네 세종시 금남면에서 2월 보이는 꽃은 봄까치 복수초 별꽃 냉이 홍매 애기동백,? 3월에 보이는 꽃은 ?바람꽃 노루귀 꿩의바람? 현호색 매화 뽀리뱅이? 살구 광대나물 제비꽃 수선화 길마가지? 봄맞이꽃 민들래 씀바귀 영춘화 개나리 생강나무 .. 2023. 3. 23.
들꽃편지(제649호) 2023.2 우수호 --무료 월간지 1.우수-꽃샘잎샘에 안녕하신지요?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24절기 가운데 둘째 우수(雨水)입니다. 우수란 말 그대로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뜻인데 아직 꽃샘추위가 남아있지만, 저 멀리 산모퉁이에는 마파람(남풍南風)이 향긋한 봄내음을 안고 달려옵니다. 예부터 우수 때 나누는 인사에 “꽃샘잎샘에 집안이 두루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이 있으며, “꽃샘잎샘 추위에 반늙은이(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도 있지요. 이 꽃샘추위를 한자 말로는 꽃 피는 것을 샘하여 아양을 떤다는 뜻을 담은 말로 화투연(花妬姸)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무렵에 장을 담그면 40일 뒤인 4월 청명과 곡우 사이에 장이 발효하기 좋은 날씨가 되어 장이 맛있게 잘 익습니다. ‘쌀 있고, 장 있으면, 들에서 푸성귀 뜯어 먹고도 살 수 있디’라.. 2023. 3. 3.
들꽃편지(제648호) 2023.1 대한호 -무료 월간지 1.대한-24절기의 마지막 대한(大寒)은 지독한 추위라는 뜻이지만 사실은 소한보다는 덜 춥습니다. 왜냐하면 다음 절기가 24절기의 시작이며 봄의 시작이라는 뜻의 입춘(立春)이기 때문입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24절기가 ‘음력’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아는데, 24절기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것을 24구간으로 나눈 ‘태양력’입니다. 24절기의 특징을 중국의 화북 지역을 기준으로 맞추다 보니 우리나라와는 약 10일 정도의 계절적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세종대왕은 ‘농사직설’을 편찬했지만, 중국 사대주의(자국보다 강한 국가에 복종하거나 맹목적으로 받드는 주의)자들이 무조건 중국 것을 사용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지금까지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절기 때마다 신문이나 방.. 2023. 1. 23.
들꽃편지(제647호) 2022.12 동지호 -무료 월간지 1.동지에는 팥죽 우리나라에는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冬至)날엔 팥죽을 만들어 나눠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따뜻한 팥 음식은 활동량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쉽게 피로해지는 우리 몸을 보호해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영양식입니다. 먹거리가 부족한 겨울에 영양분이 풍부한 팥으로 양분을 보충하라는 조상들의 슬기로움이었지요. 팥에는 비타민, 칼륨과 사포닌 함량이 풍부해 몸의 부기와 노폐물 제거, 노화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비타민 비(B)1 함유량이 가장 많으며 인, 철분, 니코틴산,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기 때문에 꼭 한 그릇 먹어줘야 합니다. 전라도에서는 팥칼국수를, 위로 올라올수록 새알칼국수를 많이 먹습니다. 요즘엔 마치 ‘라면’처럼 즉석에서 끓여 먹는 팥갈국수 제품도 수퍼마켓에서 팝니다.. 2022. 12. 27.
들꽃편지(제646호) 2022.11 소설호 -무료 월간지 들꽃편지(제646호) 2022.11 소설호 -무료 월간지 1.소설(小雪)에 비가 내리네 첫눈이 내린다 하여 소설(小雪)인데 비가 내립니다. 계절의 변화를 어김이 없으니 아마도 이 비 그치면 많이 추워질 것입니다. 할머니가 마당의 아궁이에 불을 때서 콩을 삶는군요. 콩 삶는 냄새가 구수합니다. 맛 좋은 된장과 장을 담그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메주를 띄울 때도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온도 조절과 공기의 흐름과 햇볕에 얼마를 쪼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옛날에는 안방 시렁에 메주를 주렁주렁 달아서 건조시켰는데 구리구리한 메주 냄새가 방 안에 베어서 오래갔던 기억이 납니다. 집집마다 메주 담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서 그 맛도 조금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디에서나 똑같은 ..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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