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일기203-7.22】간식
글을 쓰는 일도 은근히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이다. 글이 잘 써질 때는 기분이 좋은데, 그렇지 않으면 끙끙대면서 머리를 흔들거나, 주먹으로 빨래 짜듯이 머리를 꽉 쥐어 짜보거나, 아니면 머리를 책상에 쾅쾅 쳐 보기도 하면서 별짓을 다 한다.
그래서 작가들의 책상엔 담배가 수북히 산더미처럼 쌓이거나 커피잔 탑을 쌓거나... 수염이 더부룩... 나는 일단 뭐든 막 먹으려고 냉장고를 뒤진다. 아마도 머리를 쓰느라 소모된 에너지를 채우려고 뇌가 그렇게 명령을 내리는 것 같다.
오늘도 먹다 남은 호밀빵 꽁댕이와 쑥절편 세 조각이 비닐에 둘둘 감겨져 있는 것을 발굴하여 전자레인지에 뎁혀 왔다. 일단 천천히 먹고 다시 한번 머리를 굴려보고 그래도 안 돌아가면 오늘 글 쓰는 것은 그냥 끝내야지.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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