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일기227-8.15】 까마득
먹방을 보던 아내가 “도저히 못참겠숑~ 우리 파닭 한 마리 시켜먹자.” 아내가 혀 꼬부라지는 소리를 하면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 세계 평화가 유지되는 비결이다. 생각해 보니 대평시장 안에 파닭을 파는 35년 전통의 ‘싸전닭집’이 생각났다. 배달은 안 되고 그냥 할머니 혼자서 기름에 튀겨 파는 이름 없는 닭집이다.
우리나라에 이름이 붙은 브랜드 치킨 회사가 500개나 된다는데, 이렇게 가끔 이름은 없지만 맛은 기가 막힌 ‘숨은 고수’들의 가게가 있다. 치킨을 담는 박스도 없고 치킨을 그냥 미농지에 싸서 둘둘 말아 준다.^^ 한 참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치킨을 뜯어먹고 있다가 갑자가 생각났다! “아! 우리 7시 넘어서는 뭘 안 먹기로 했는데... 지금 8시인데 우리 지금 뭐하고 있는겨?” 아니, 어떻게 결심을 하룻만에 이렇게 까마득히 잊을 수 있을까?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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