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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

[햇볕같은이야기6641] 넓다

by 최용우1 2020. 4. 27.

(사진:최용우)

□넓다

어느 날 기독교 라디오에서 성도들의 고민을 상담하는 프로그램을 듣는데, 목사님이 “보세요. 어떤 종교의 사람들은 인생의 목적을 모르니 평생 벽만 보고 앉아 있다가 죽어 지옥에 가잖아요?” 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아득 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목사님은 ‘어떤 종교의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그들을 무례하고 무리하게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산행을 하면서 절 마당을 지나가는데 흰 고무신(백신)이 댓돌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보면 왠지 경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 안에서 종이 한 장 차이로 이 세상과 저세상을 나누어 놓고 앉아있는 스님은 지금 무아(無我)에 들어갔을까? 아니면 분심(分心)에 시달리면서 괴로워하고 있을까? 목사도 신부도 코로나에 걸리는데 스님은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죠. ‘백신’이 있어서ㅎㅎ(휘잉~)
스님들은 평생 벽을 보며 수행(修行)을 하면서 삽니다. 일정한 규범에 바탕을 둔 엄격한 단련 없이는 종교인이 도달해야 할 고도의 ‘인격완성’을 이룰 수 없죠. 그런 면에서 기독교 수도자들은 지금 어떤 수행을 어떻게 하면서 ‘고도의 인격 완성’을 하는 중인지요? 기독교에도 수행이 있습니다. 과거 사막 교부들의 수행은 스님들보다 훨씬 더 혹독했었습니다. 수행을 잃어버린 기독교는 지금 너무 작고 좁고 협소하면서 게을러졌습니다.
기독교는 “예수님을 믿습니다.”라고 고백만 하면 구원을 받았다고 하면서 다 된 것으로 착각하는데, 아닙니다. 그것은 기독교의 문고리에 불과 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 안들 들여다보면 그 세계는 너무나도 광활하고 넓습니다. 우리는 지금 지도자들부터 문고리만 잡고 흔들면서 다 된 줄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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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볕같은이야기6641] 2020.4.27  지난호신청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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