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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

□ 비교의식

by 최용우1 2013. 7. 17.

 (사진:최용우)

 

비교의식

친구와 함께 산을 타는데,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는 완전히 쫄아서 길 한쪽에 그 사람들이 다 지나가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서 있었습니다. 마치 스포츠용품 매장 안에 풀 옵션으로 등산장비를 다 갖추어 입고 서 있는 마네킹 같은 사람들이 줄줄히 우리 앞을 지나갔습니다.
"지금 사람이 지나갔냐 마네킹이 지나갔냐... 지금 내 눈이 이상하다..."
"저 사람들이 지금 몸에 걸치고 있는 게 최소한 몇 백만원은 넘어. 나는 빤쓰까지 다 합쳐도 5만원도 안 되는데, 쩝"
씨엔엔 기자가 '한국 사람들은 에베레스트산에 올라갈 때 입어도 되는 장비를 갖춰 입고 뒷동산에 올라간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시골에서 모심다가 올라온 사람마냥 대충 입고 산속을 뛰어다니는 사람의 눈에는 너무 비싼 옷이 오히려 부담스럽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에 아웃도어 열풍이 불어서 저런 옷을 입지 않으면 등산을 못하는 걸로 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구도 입었다더라' 하면 다들 우~ 우~ 우~ 몰려가 일단 사고 봅니다. 아주 비교의식, 열등의식이 세계적으로 충만한 국민들이지요. (그래요, 저는 그런 옷을 사 입을 형편이 못되기에 지금 질투하는 거에욧. 흑흑)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소유하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는데, 나보다 높은 빌딩을 다 허물어 버리는 방법이고, 자기 빌딩의 높이를 계속해서 최고로 올리는 방법입니다. 권력자는 첫 번째 방법을 선호하고 자본가는 두 번째 방법을 선호합니다. 권력자와 자본가는 끊임없이 세상 사람들에게 '비교의식, 열등의식'을 불어넣어 그것을 이용하여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소유하고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삼습니다.
키케로는 '남을 깎아내리면 자기가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고 했습니다. 만약 사람들 사이에 '비교의식, 열등의식'이 사라지면 권력자나 자본가는 이 땅에서 힘을 잃고 생존하지 못할 것입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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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4699] 2013.7.17.  지난호신청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

 자작글입니다. 저는 저작권 안 따지니 맘대로 가져다가 활용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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