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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

쓸모없는 것의 쓸모있음

by 최용우1 2009.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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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모 없는 것의 쓸모 있음

고성 어디에 가면 작은 수도원 옆에 천연기념물243호인 수리 독수리가 300여 마리 모여 사는 곳이 있습니다. 이 독수리들은 사냥을 할 줄 모르는 벌쳐(Vuituer)종으로 버려진 사체나 사람들이 주는 먹이에 의존하는 생산적이지 못한 비경제적인 삶을 삽니다. 아주 쓸모 없는 존재들이지요. 경제만능주의의 세상에서 생산성이 없는 것이나 쓸모 없는 것은 자리만 차지하거나 귀찮은 존재여서 싹 없애버려야 속이 시원하지 않습니까?
이 독수리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 기류를 타고 유유히 비행연습을 하는 것뿐입니다. 겨울이 지나면 자신들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철새이기 때문입니다. 먹이를 얻어먹고도 할 일 없이 하늘을 휘휘 날아다니는 게 고작인 독수리는 이 땅에서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존재들이니 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독수리 서식지 근처에 골프장을 만든답니다. 생산성이 없는 독수리를 모두 쓸어버리고, 골프장을 만들어야 돈도 벌 수 있고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답니다. 골프장 만세!! 생산성 만세!! 경제 만만세!!
그렇게 별로 쓸모 없는 독수리와 별로 생산성(?)없는 수도원이 한 팀이 되고, 쓸모 있는 골프장과 경제력이라는 돈이 한 팀이 되어 한 판 붙었습니다. 과연 누가 이길까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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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3677] 2009.12.26  지난호신청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

 자작글입니다. 저는 저작권 안 따지니 맘대로 가져다가 활용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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