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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

□ 어떤 감을 먹을까?

by 최용우1 2012. 12. 12.

(사진:최용우)

 

□ 어떤 감을 먹을까?

저녁식사를 끝내고 나면 텔레비전을 보면서 간식으로 먹는다고 아내가 창고에서 감 세 개를 쟁반에 담아가지고 옵니다.
"곯기 전에 빨리 먹어야 돼. 한 사람당 하나씩 의무야!"
"에이~ 좋은 감 좀 가져와요. 이거 곯아서 식초가 뚝뚝 떨어지네"
아내는 많이 익은 감부터 빨리빨리 먹어야 상해서 버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너무 익어서 거의 곯기 직전의 감을 매일 가져오니 잘 안 먹게 됩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어짜피 사람이 먹는 속도가 감이 곯아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에 마지막 몇 개는 버리게 됩니다.
그럴 바에는 포기할 것은 얼른 포기하고 좋은 것부터 먹는 것이 더 이익이지 않겠습니까? 가장 좋은 것을 골라 먹으면 다 먹을 때까지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을 먹는데, 가장 상태가 안 좋은 것부터 골라 먹으면 다 먹을 때까지 가장 안 좋은 것만 먹는 셈이 되잖아요.
아내의 방식대로라면 버리는 것 없이 알뜰하게 다 먹을 수 있고, 제 방식대로라면 몇 개는 버리게 되는데 그대신 좋은 것을 먹을 수 있습니다.
낙천주의자(Optimist)인 라이프니쯔는 분명 가장 상태가 좋고 먹음직스러운 감을 먼저 먹었을 것입니다. 라이프니쯔는 '이 세상이 모든 좋은 것 중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쇼펜하우어와 같은 염세주의자(Pessimist)는 가장 상태가 나쁜 감을 골랐을 것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만약 이 세상이 최고의 선이 있다면 그것은 죽음이다'라고 했습니다.
만약 이 세상에 낙천주의자들만 있다면 아마도 이 세상은 난장판이 될 것입니다. 그나마 염세주의자들이 정리를 해주기 때문에 질서가 있는 것이지요. 만약 이 세상에 염세주의자들만 있다면 아마도 이 세상은 꽁꽁 얼어붙어버릴 것입니다. 그나마 낙천주의자들이 부드럽게 풀어주기 때문에 조금은 재미있고 따듯해지는 것이지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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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4527] 2012.12.12.  지난호신청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

 자작글입니다. 저는 저작권 안 따지니 맘대로 가져다가 활용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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