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햇볕같은이야기

산이 나를 기다린다

by 최용우1 2010. 8. 28.

제주 올레길 4코스

□ 산이 나를 기다린다

"오늘도 산에 갈래요?"
비오는 날, 아내 목소리도 젖었다.
"가 봐야지 기다리니까"
"누가 기다린다고"
"새가 나무가 풀이 꽃이 바위가 비를 맞으며 기다리지"
"그것들이 말이나 할 줄 아나요"
"천만에, 말이야 당신보다 잘하지"
그들이 말하는 것은 모두 시인데...  -이생진 <산이 나를 기다린다>

5년 전 이곳에 이사왔을 때 뒷산에 올라가 보았더니 오솔길이 있어서 도대체 이 길의 끝은 어디야? 하면서 따라가니 눈앞이 확 트인 근사한 곳이 나왔습니다.
왕복 5키로미터쯤 되며 조용하고 한적한 숲속 길인데 그 뒤로도 가끔 한번씩 산을 올랐습니다. 아내와 함께 걸으며 "여기도 조치원의 오봉산처럼 등산로로 만들면 참 근사하겠다 그치?"
그 말이 씨가 되었는지 1년 뒤에 거짓말처럼 면에서 주민들을 위한 등산로를 만들었습니다. 우거진 나무들을 잘라내고 길을 넓히고 표지판을 세워서 하루에 한사람도 안 다니던 산길을 늘 사람들이 오고가는 산길로 만들었습니다. 마치 저를 위해서 등산로를 만든 것 같았다니까요.
무덤만 있던 정상에는 화장실, 정자, 물레방아, 샌터, 운동기구, 전망대까지 만들어서 공원이 되었습니다.
지금 비가 온다고 며칠째 뒷산에 오르는 등산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며칠 못 봤다고 산이 나를 부르네요. 애타게 부르네요. ⓒ최용우  
more..  

[햇볕같은이야기3871] 2010.8.28  지난호신청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

 자작글입니다. 저는 저작권 안 따지니 맘대로 가져다가 활용하소서.

반응형

'햇볕같은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은 어떤 사람이죠?  (0) 2010.09.01
예와 어   (0) 2010.08.30
할렐루야 여호와를 찬양하라  (0) 2010.08.27
순간 이동(사라진 시간)  (0) 2010.08.27
풍성하고 여유로운 마음  (0) 2010.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