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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

바보들의 나라

by 최용우1 2010. 7. 24.

제주 올레길-1코스 성산항 언덕 (사진:최용우)

□ 바보들의 나라

바보들의 나라가 있었습니다. 어려울 때 서로 돕고, 기쁠 때 기쁨을 나누고 행복해하며 특별히 큰 부자도 가난한 자도 없이 서로 어울려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한 나그네가 바보들의 나라를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겁에 질려 허둥지둥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나그네 양반, 하필 이런 때 왔소. 밭에 무서운 괴물이 나타났소. 빨리 도망쳐야 하오."
나그네가 밭을 보니 그건 괴물이 아니라 수박이었습니다.
나그네는 자기가 괴물을 죽여주겠다고 말하고 칼로 수박을 잘라 맛있게 먹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처음 수박을 보았을 때보다 더 기겁을 하며 소리쳤습니다. "저자를 그냥 두면 우리를 잡아먹겠구나!" 하고는 들고 있던 농기구를 휘둘러 나그네를 쫓아버렸습니다.
며칠 뒤 다른 나그네가 바보들의 나라를 지나가게 되었고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필 이런 때만 손님이 온담. 밭에 무서운 괴물이 나타났소. 빨리 도망쳐야 하오."
나그네가 밭을 보니 그건 괴물이 아니라 수박이었습니다. 그러나 나그네는 수박을 보고 엄청 놀라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면서 사람들과 함께 도망을 쳤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 나그네를 믿게 되었습니다.
나그네는 그 나라에 머물면서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수박이 무엇인지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후에 사람들은 더 이상 수박을 무서워하지 않고, 쫙 쪼개어 맛있게 냠냠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누구와 하나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우월성을 내세우기보다는 먼저 그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말씀이올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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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3845] 2010.7.24  지난호신청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

 자작글입니다. 저는 저작권 안 따지니 맘대로 가져다가 활용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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