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같은이야기6769] 충분한 기도시간
□충분한 기도시간
1.지리산 어느 작은 암자에서 30년 동안 홀로 수행중인 노스님의 하루 일상을 담은 방송을 보았습니다. 스님의 하루는 새벽 3시에 일어나 인시수련(寅時修鍊)을 시작합니다. 목탁을 치면서 경내를 한 바퀴 돌며 세상을 깨우는 의식을 한 후에 새벽예불을 드립니다. 깊은 산중에 홀로 사는 삶이라 누가 보는 것도 아니지만 그것을 30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 왔다니 대단합니다.
2.교회에서는 보통 5시에 ‘새벽기도’를 드립니다. 목사님들이 새벽기도를 가장 힘들어 합니다. 바지를 안 입고 강단에 섰다든지 비몽사몽중에 성경을 읽다가 갑자기 주기도문으로 예배를 마쳤다든지 새벽기도에 대한 에피소드를 몇 개씩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전에 제가 섬겼던 교회의 목사님은 아침에 못 일어난다고 아예 강대상 뒤에 이불을 깔고 1년 365일 교회에서 주무셨습니다.
3.스님들이나 가톨릭의 신부들은 독신이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 새벽예불이나 미사를 드리기가 쉬울 것 같기는 합니다. 목사님들이나 일반 교인들은 배우자가 있어서 밤낮으로 사랑해줘야 하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기가 훨씬 더 힘듭니다. 작은 교회는 차량운행까지 목회자가 하기 때문에 제대로 기도시간을 확보하기도 어렵습니다. 그 모든 사정과 형편을 100%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합니다.
4.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이 되었다면, 특히 목회자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수련이 ‘기도수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히4:16) 새벽기도가 힘들거나, 충분한 기도를 못한다면 하루 중에 다른 시간에라도 반드시 정기적인 기도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최용우
[햇볕같은이야기6769] 2020.10.12 (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