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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

[햇볕같은이야기3115] 면죄부와 점수

by 최용우1 2007. 12. 28.

 

토끼밥 주기-3 ⓒ최용우찍 *사진을 클릭하면 5편의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 면죄부와 점수

 

아이들이 학기말이라고 성적표를 갖고 왔습니다. 각 과목별로 점수가 메겨져 있고 학년평균, 목표점수 이런 것들이 수치화 되어 보기 좋게 그래픽으로까지 그려져 있었습니다.
"음... 이 과목은 잘했다. 이 과목은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끝!"
저는 점수라는 것은 마치 의사가 환자의 체온을 재듯 교사가 아이들의  공부 체온을 재어서 가르친 것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알아보고 다음 수업에 참고할 자료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더 잘했고, 몇 등을 했고, 어쩌고저쩌고 비교하는 짓은 천하에 몹쓸 짓입니다. 그런데 요즘 내신이다 수능이다 하며 어찌 그리 전 국민을 점수대로 줄 세우는 몹쓸 짓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생에 한번 정도 그럴 수는 있다고 치더라도 세상에 대학입시 준비를 유치원에서부터 해야된다는 광고가 신문에 실리는 건 도대체 뭡니까!
서양의 중세 말기 교회들이 면죄부(免罪符)를 팔았습니다. 처음에는 순수한 동기로 시작했었는데, 나중에는 면죄부에 적힌 액수 경쟁이 붙었습니다. 면죄부에 적힌 액수 숫자대로 사람의 가치가 평가되기 시작하였고, 많은 돈을 낼 수 없었던 가난한 사람들이 '면죄부가 과연 진짜인가?' 의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로마 카톨릭은 쇠퇴기를 맞이합니다.
과연, 인생은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인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에요
과연, 인생은 등수가 빠른 순서대로인가? 행복은 등수 순이 아니라니까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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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115호 2007.12.28 ㅣHome지난호무료신청1995.8.12 창간발행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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